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박재형 기자]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으로 ‘무제한 돈 풀기’에 시동을 건다. 

한은은 2일 오전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은행과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RP 매입 입찰을 실시한 결과 5조2500억 원이 응찰했다면서 이 금액 모두 공급한다고 밝혔다.

만기는 91일이며 금리는 기준금리(연 0.75%)보다 0.03%포인트 높은 연 0.78%로 결정됐다.

RP란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에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소정의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이다. 한은이 공개시장 운영으로 RP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동성(통화)이 풀리는 효과가 난다.

이번 한은의 RP매입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았던 전례 없는 조치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6일 일정 금리 수준에서 시장의 자금 수요 전액을 제한 없이 공급하는 주 단위 정례 RP 매입 제도를 3개월간 도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은은 매주 화요일 정례적으로 RP 매입 입찰을 하되 4월 첫 입찰 일정에 한해 목요일인 이날 실시하기로 했다.

최근 금융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불안한 상황을 지속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의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한은은 한도 제한 없는 유동성 공급으로 불안 심리가 완화돼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의 시의적절한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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