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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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안=기영노편집위원]제21대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미래 통합당이 당시 총괄선대위원장이었던 김종인 씨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포츠적인 시선에서 볼 때 김종인 씨는 미래 통합당 비대위원장을 맡아서는 안 된다.

김종인 씨는 21대 총선에서 패한 직후인 4월16일, 총선 결과 관련 특별 기자회견에서 “정말 꼭 필요한 개헌 저지선의 표(103표)를 줘서 아쉽지만 감사하고,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 지지를 호소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패인을 남 탓(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으로 돌린 것이다. 이를 보고 ‘내부에 총질 했다고’도 한다.

 

(미리 통합당의)패배가 모두 내 탓이라고 했어야 했다.

 

김종인 씨는 “내 부덕의 소치로 패했다”고 말했어야 했다.

스포츠(선거)는 항상 승자와 패자가 있게 마련인데, 패자는 말이 없어야 하고 남 탓을 하면 안된다.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는 스포츠에서 감독이나 마찬가진데, 감독이 패배에 대한 변명을 하면 할수록 초라해 보이기 마련이다.

브라질의 축구 명장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축구대회 브라질 우승 감독이었다. 당시 브라질의 스쿼드는 히바우두, 호나우도, 카를로스, 호나우지뉴, 카푸, 제호베르트 등 유럽축구를 씹어 먹던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었다.

스콜라리 감독은 12년 후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브라질 대표 팀 감독을 맡았다.

2014년 홈에서 치러진 브라질월드컵 멤버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독일과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세계최고의 공격수 네이마르가 8강(콜롬비아)전에서 척추부상으로 빠졌고, 수비의 핵 중앙수비수 치아구 시우바 선수가 경고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어서 최상의 전력이 아니었다.

시우바 선수 대신에 중앙수비수로 들어간 단테 선수가 생애 첫 월드컵 무대라 그런지, 수비라인을 조율하지 못하고 독일의 공격진에 놀아났다. 축구에서 중앙수비가 불안하면, 상대 팀의 공격에 마구 뚫려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브라질은 결국 독일에게 축구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패배(1대7)를 당하고 말았다.

브라질이 네덜란드와 3,4위전에서도 0대3 완패를 당해 4위에 그치자 스콜라리 감독은 (브라질 대표 감독에서)사퇴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았다.

스콜라리 감독으로서는 “어~ 네이마르도 없고 시우바도 빠졌고”라고 변명을 할 수도 있었지만 유구무언(有口無言) 이었다.

 

두 번째 김종인 씨의 선수 보는 혜안이 무뎌졌다.

 

21대 총선에 패배하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그나마 잘 한 것 가운데 하나가 태구민(태영호)씨의 공천이었다.

탈북자 출신인 태구민 전 북한 공사를 강남구 갑 지역구에 전략공천 한 것이 결국 ‘신의 한수’ 가 되었다.

태구민 당선인은 58.4%(6만324표)를 얻어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39.6%·4만935표)를 크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태 당선인과 2위와의 표 차(4만935)는 미래통합당의 표밭인 영남과 더불어 민주당의 아성인 호남 지방을 제외하고는(강원 충청 등)상위권에 드는 2위와의 차이였다.

탈북자 출신으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서울 강남갑 후보를 영국 공영방송 BBC도 취재를 했다. BBC는 총선 다음날인 지난 16일 태 당선인이 탈북자로는 처음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는 보도를 하면서 “놀라운 승리를 거뒀다”고 했다.그런데 이번 총선 전, 김종인 씨는 “(미래 통합당이)태구민 씨를 강남 갑에 공천한 것은 국가적인 망신”이라고 지적했었다.

그러자 태구민 씨는 “등에 칼을 꽂는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두 사람은 그 후 국회에서 만나 화해를 했지만 어쨌든 김종인 씨는 태구민 씨의 공천에 적극적으로 반대한 것을 보면, 선수(지역후보)를 보는 눈이 퇴화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투수인 류현진이 동산고를 나와 한화 이글스 팀으로 오기까지 연고지 팀인 SK 와이번스와 2차 1지명 팀인 롯데 자이언츠가 각각 팔꿈치 수술 전력을 들어 외면했었다. 3순위나 마찬가지인 한화 이글스는 류현진 투수를 드래프트해서 7년간 잘 활용하다가 2500만 달러라는 초고액을 받고 메이저리그로 보냈다.

스포츠에서는 선수 보는 눈 하나 때문에 팀의 위상까지 달라지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선거에서 (국회의원)후보를 보는 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셋째 홍준표 씨가 적극적으로 권유를 하고 있다는 점.

 

대구 수성 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 통합당) 대표는 지난 17일 통합당은 비대위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며 적임자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추천했다.

홍준표 씨는 당권은 김종인, 대권은 (미래 통합당으로)복당을 한 후 자신이 맡아야 하는 것으로 정리를 하는 것 같다.

현재 통합당 당헌은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선 1년6개월 전에 당 대표와 같은 선출직 당직을 사퇴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대권·당권 분리’ 규정으로, 당헌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2022년 대선에 출마하려는 인사는 오는 9월부터 당권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홍 전 대표는“1996년 DJ(김대중 전 대통령)는 83석을 가지고 대통령이 됐다. 국회의원 의석수는 대선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다”며 이번 총선에서 103석으로 쪼그라든 의석수로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대중을 언급하면서 자신을 슬그머니 김대중 급으로 올려놓는 화법을 썼는데,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더불어 민주당은 홍준표 당선자의 (미래 통합당 대통령 후보로의)부상을 반가워하는 분위기다. 홍준표 씨는 대선후보로서 약점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하나, 홍준표 씨는 SBS 역대 급 드라마 모래시계 검사로 입지를 다진 정치인인데, 모래시계의 작가인 송지나 씨가 2017년 5월1일 자신의 홈 페이지에 “요즘 모래시계의 모델이 되었던 검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분이 계신데,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자 합니다. 그 분은 제가 모래시계를 집필할 때 취재차 만났던 15명 안팎의 검사 가운데 한 분일 뿐입니다. 15분의 캐릭터를 조금씩 취합해서 만든 것이 드라마 상의 강우석 검사입니다”라고 썼다.

또한 홍준표 씨는 21대 총선에서 철저하게 배제를 당했던 차명진, 김진태 등 막말정치인의 대명사 였고, 실제로 말실수를 많이 하는 편이다.

대표적으로 홍 당선자는 지난 2017년 5월4일 대통령 후보 연설을 하면서 장인을 ‘영감탱이’라고 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이지현 대변인은 “홍 후보의 막말 퍼레이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비하 대상도 다양하고 용어도 참 저급하다”라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반대기류 형성

 

지역구인 경기 안양 동안 을에서 더불어 민주당의 이재정 후보에게 패해 6선에 실패한 심재철 미래 통합당 원내대표가 김종인 씨에게 총선 패배 직후 ‘당을 이끌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3선에 성공한 김태흠 등 미래 통합당 내 일부의원은 “김종인 씨에게도 이번 21대 총선 패배에 대한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 쇄신을 위해 이번에는 젊은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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