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조현선 기자]삼성전자가 지난해 전세계 5G 스마트폰 판매량의 43%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사진=뉴시스)<br>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5G 공개 현장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라는 타이틀은 얻었지만 현재 가장 빠른 5G 속도를 제공하는 통신사는 미국의 버라이즌으로 조사됐다. 국내 통신사는 LG유플러스, SK텔레콤, KT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번에도 28㎓ 초고주파 대역의 5G 망을 구축하지 못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영국의 무선통신서비스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OpenSignal)은 올해 1월 31일부터 4월 30일까지 3개월간 미국·한국·영국·호주 등 5G 상용화 4개국의 통신사 10곳의 5G 서비스 평균 속도를 측정해 지난 2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조사는 데이터 내려받기 기준으로 진행됐다.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조사결과 미국 버라이즌이 초당 평균 506.1메가비트(Mbps)로 10개 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LG유플러스로 238.7Mbps를 기록했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220.6Mbps와 215.0Mbps의 속도로 뒤를 이었다. 

또 ▲5위 호주 텔스타 157Mbps ▲6위 영국 EE 149.8Mbps ▲7위 영국 보다폰 122.1Mbps ▲8위 미국 스프린트 114.2Mbps ▲9위 미국 AT&T 62.7Mbps ▲10위 미국 T-모바일 47.0Mbps 등 차례로 5G 속도 순위가 집계됐다.

국내 이동통신3사 모두 순위권 안에 들었지만, 미국의 버라이즌의 5G 속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 눈길을 끈다. 이는 지난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성공 국가의 이름값에 비해 다소 부족한 성적이다. 

이에 오픈시그널은 5G 주파수 차이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재 10개 회사 중 미국 버라이즌만이 '진짜 5G'로 불리는 초고주파인 28㎓ 대역의 밀리미터파(mmWave)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상용화에 성공한 5G 핵심 주파수는 3.5㎓로, 이는 4G(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3~5배 정도 빠른 수준에 그친다. 5G의 특성인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28㎓ 대역의 서비스가 필수적이다. 국내 통신사들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중 28㎓ 대역망 구축을 앞두고 있다. 

한편 국내 이동통신업계에서는 단기간 일시적인 측정 결과보다 이용자 품질 환경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019년 12월~2020년 1월까지 오픈시그널의 측정 결과에서는 버라이즌이 722.9Mbps로 나온데 반해, 이번 속도 측정에서는 506.1Mbps로 더 낮은 속도로 측정됐다"며, "5G 속도 측정은 무선환경, 측정 단말, 시점 등 측정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버라이즌의 5G 가용률(신호 잡히는 정도)는 0.5%로 현저히 낮은데, 초고주파의 특성상 직진성이 강하고 전파 도달거리가 짧아 기지국이 훨씬 더 촘촘하게 깔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이런 이유로 전파 도달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은 3.5㎓를 우선으로 5G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후 순차적으로 28㎓ 대역 구축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KT도 이번 오픈시그널의 5G 속도 측정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무선통신 품질은 통신 품질은 측정 환경과 방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오픈시그널의 측정 결과를 국가나 사업자간 비교의 척도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국내 5G 품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발표되는 통신서비스 품질 평가 결과를 참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5G는 단순 속도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속도와 접속률이 함께 고려돼야 사용자가 체감하는 품질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통신사 중 5G 평균 속도 1위를 기록한 LG유플러스 측은 "미국 버라이즌이 28㎓ 대역을 사용한 것치고는 5G 속도가 낮다"며, "국내에서 28㎓ 주파수 대역의 5G 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미국 버라이즌의 속도를 역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