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위즈 대 두산 베어스 경기 1회말 kt위즈 선발투수 데스파이네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프로야구 투수들의 대망의 20승 고지가 보인다.

프로야구 20승 투수는 타자의 50홈런 이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프로야구 38년 역사에 단 16명만, 20승을 달성 했었고, 20차례 밖에 안 된다.

프로야구 각 팀마다 100경기 안팎씩 치렀고, 이제 40여 게임 씩 남았는데, NC 다이노스 드류 루친스키와 KT 위즈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각각 13승씩을 올리고 있고, 그 뒤를 어제 KT와의 잠실 경기에서 12승을 챙긴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와 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케넌(12승)이 추격하고 있다.

오늘 잠실경기에서 KT 데스파이네가 두산 플렉센과 맞대결에서 이기면 14승 고지를 선점하게 되고, 삼성의 뷰케넌은 대구에서 벌어질 한화 이글스와의 연속경기 1차전에서 김민우 투수에게 이기면 13승을 달성하게 된다.

20승이 유력한 루친스키, 데스파이네, 알칸타라, 뷰케넌 모두 9~10번의 등판이 남아있어 수 적으로는 20승 달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4명 모두 부상 없이 모두 등판해야 하고, 7할 이승의 승률을 올려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데스파이네, 루친스키 유력

현재로는 팀 전력과 자신의 능력으로 볼 때 20승 고지에 가장 근접된 투수는 KT 위즈 데스파이네와 NC 다이노스 루친스키라고 할 수 있다.

KT 위즈는 9월 들어 6경기를 모두 이기는 전승 행진을 하다가 어제 두산 베어스 알칸타라에 막혀 첫 패배(0대8패)를 당했다.

오늘 데스파이네가 설욕전에 나선다.

만약 오늘 경기를 이기면 KT가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고, 자신은 14승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쿠바 출신의 데스파이네는 1m83㎝ 93㎏의 꽉 찬 체격의 우완 투수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쿠바 대표 팀 에이스였고, 그 후 스페인으로 망명한 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5팀을 거쳤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3승26패(5.11)였다.

2020시즌을 앞두고 KT 위즈와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을 한 후 “20승을 달성 하겠다”고 큰 소리쳐 KT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그러나 153km에 이르는 포 심과 140㎞ 대중반의 투심 그리고 고속 싱커, 커터, 체인지업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완벽한 커맨드로 승수를 쌓아나가며 자신의 말(20승)이 허언(虛言)이 아니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류친스키는 지난 2014년 7월10일 LA 에인젤스 팀에서 빅 리그에 데뷔했다.

그 후 마이에미 말린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팀에서 빅 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리다가, 2019년부터 100만 달러(계약금, 연봉총액)를 받고 NC 다이노스 팀에서 뛰기 시작했다.

루친스키는 평균 148㎞ 안팎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와 커브, 커터, 투심,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고 있는데, 특히 패스트볼, 커터, 슬라이더는 구종 가치가 K리그 정상권이다. 그리고 커맨드도 좋아, 외국 투수 가운데 2021년 시즌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1순위로 꼽히고 있다.

2019년 모두 30경기에 선발로 출전, 9승9패 177.1이닝 164피안타 13피 홈런 45볼넷 119삼진 방어율 3.05의 준수한 성적을 올려 2020년에는 연봉이 40%가 오른 140만 달러가 되었다.

2020년에는 커맨드가 더욱 세련되어 졌고, 나성범, 양의지, 박석민 등 강력한 팀 타선과 짜임새 있는 수비에 힘입어 13승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20승 고지에 오르려면 루틴을 잘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NC 다이노스가 지난 시즌 직후 루친스키와 재계약을 망설인 이유는 투구버릇 즉 루틴이 노출 되었기 때문이었다.

"루친스키는 공을 글러브로 가져가는 동작과 글러브 쥐는 동작에서 특유의 루틴을 읽히고 있다. 투구 버릇을 잘 이용하는 팀을 상대로 얻어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었다.

루친스키가 자신의 루틴을 뛰어 넘는 피칭을 해야지만 20승 고지에 다시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역대 20승 투수들

프로야구 역대 20승 투수는 16명이고, 모두 20번이나 기록 했었다.

프로야구 초창기 박철순(24승4패 방어율 1.84)을 시작으로 최근 2019년의 조쉬 린드블럼(20승3패 2.50, 전 두산 베어스, 현 밀워키 브루어스)까지 38년 동안 20번이 나와 평균 1.9년에 한번 꼴로 나오고 있다.

선동렬이 1986년(24승6패, 0.99), 1989년 (21승3패, 1.17), 1990년 (22승6패 1.13) 3차례 20승 고지를 돌파해서 횟수가 가장 많았고, 김시진(삼성)과 최동원(롯데)도 각각 두 번씩 기록했었다.

외국 투수로는 2007년 두산 베어스의 리오스(22승5패 2.07)투수가 최초로 20승을 돌파 했고, 국내 선수로는 2017년 기아 타이거즈 양현종(20승6패 3.44)이 가장 최근에 20승 고지에 올랐었다.

1985년에는 김시진, 김일융(이상 삼성), 최동원(롯데) 등 무려 3명의 투수가 20승을 돌파해 한 해에 가장 많은 20승 투수를 배출했다.

20승 투수 가운데 고 장명부(당시 삼미 수퍼스타즈) 투수만이 홀로 30승(16패, 방어율 2.34)고지에 올라 독야청청(獨也靑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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