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직원이 ‘고효율 페라이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 소재를 TV에 적용하면 초슬림 OLED TV 두께는 기존 대비 60%가량 줄고 에너지 효율은 높아져 부품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이 제품을 전기·수소차에 적용하면 DC-DC 컨버터의 에너지효율은 높아지고 화재 위험은 최소화할 수 있다. (사진=LG이노텍)

[뉴시안=조현선 기자]LG이노텍이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접는다. 정철동 사장이 부임한 이후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의 일환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전날 공시를 통해 12월까지만 LED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 고부가 제품인 차량용 조명 모듈 사업은 계속한다.

LG이노텍의 이같은 결정은 정철동 사장의 '선택과 정리'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LED 사업은 조명용 제품을 중심으로 국내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 업체들이 밀려들었다. 중국 업체도 저가 공세로 시장에 뛰어들며 가격 경쟁이 심화됐다. OLED TV 시장이 확대되면서 LCD TV 백라이트 유닛의 LED 수요도 크게 줄어들었다. 자연스럽게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됐다. 

실제로 LG이노텍의 LED 사업 부문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LED '만성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사업을 축소해 왔다. 관련 직원도 희망퇴직, 사업부 전환 등을 통해 지난해 600명에서 올해 300명 수준까지 대폭 줄였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부진한 사업부를 정리하고, 주력 사업에 집중해 회사 전체의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정 사장의 사업 정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말 취임 이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을 접는 결단을 이어가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4월 말을 끝으로 조명용 LED와 소형 열전모듈 사업을 정리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시장을 점령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고, 시장 확대 속도가 더뎌 전망도 어둡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에는 스마트폰용 무선충전 사업과 전자가격표시기(ESL)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스마트폰용 인쇄회로기판(HDI) 사업도 중단했다.

대신 HDI를 생산하던 청주 공장의 인력 등을 반도체 기판 사업으로 전환하는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잘나가는 카메라 모듈, 반도체기판, 전장부품 등 사업 강화에 나서면서 실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LG이노텍은 “코로나19 팬데믹 지속으로 시장의 불확실성과 경영환경 변화가 컸다”면서 “이런 상황에도 차별화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보유한 통신용 반도체 및 모바일용 기판, 전장부품이 견조한 성장을 보이며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발표한 '고효율 페라이트' 등 신사업도 준비 중에 있다. 고효율 페라이트는 TV의 초슬림화와 전기·수소차의 연비를 높이기 위한 차량 경량화에 유리하다. 가전, 전기차 등이 소형화, 고기능화되어 가자 초슬림, 고효율 제품에 유리한 차세대 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 '돈 되는' TV 및 차량용 파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LG이노텍은 연결기준 2020년 3분기 매출은 2조2298억원, 영업이익은 894억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44.8%, 영업이익은 108.2% 증가했다.

키워드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