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지스타2020' 전시관 부스 (사진=조현선 기자

[뉴시안=조현선 기자]‘겜덕 없는’ 지스타 2020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코로나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최초로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세계 각지에서 약 84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지스타는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를 거점으로 하되, 온라인 중심의 행사들로 꾸려졌다. 이례적으로 현장 참관객은 받지 않는 대신, 온라인 라이브 채널 '지스타 TV'를 활용해 각종 신작 발표와 함께 게임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이번 지스타는 최초의 온택트 기반으로 개최돼 주목받았다. 당초 업계에서는 행사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예상했지만 새로운 시도를 통해 또다른 가능성을 선보인 셈이다. 

업계에서도 저조한 참여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런 우려와 달리 중소·중견 게임사들이 참여해 신작들을 내놓으며 '국내 최고 게임 전시회'의 이름값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조직위의 B2B 등 각 기업의 비즈니스 다채로운 행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눈에 띄었다.

먼저 메인 스폰서를 맡았던 위메이드는 오는 25일 정식 출시되는 신작 '미르4'의 온택트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했다. 특히 위메이드는 부산역과 해운대 일대, 벡스코에서 진행한 미르4 옥외광고 등을 통해 '텅 빈' 지스타를 온라인으로 채우는 데 큰 힘이 됐다.

2년 만에 지스타로 돌아온 넥슨은 셀 애니메이션 풍 비주얼의 3인칭 액션 배틀 온라인 게임 '커츠펠'와 수집형RPG '코노스바 모바일'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넥슨은 지스타와 ‘네코제9(넥슨콘텐츠축제)’를 기념해 자사 게임 31종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위 딜리버리 조이(WE DELIVER JOY)’ 캠페인 쿠폰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캠페인은 게임 본연의 즐거움을 오프라인·온라인 등 게임 본연의 즐거움을 변화한 환경에 맞춰 언제 어디서든 쉽게 누리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직접 찾아가겠다는 의미가 담겨 주목을 받았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 '펍지 콘티넨털 시리즈(PCS) 3 아시아' 개최 관련 소식을 전달했다. 곧 출시를 앞둔 PC MMORPG '엘리온'의 웹 예능 '엘리온 원정대'로 파티플레이 특유의 다양한 재미도 선보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오딘:발할라 라이징'과 '가디언 테일즈', '엘리온'을 콘텐츠로 출품했다. 특히 하반기 출시를 앞둔 '오딘:발할라 라이징'의 신규 영상과 개발 스토리를 최초 공개하면서 지스타 TV 채널의 실시간 채팅창을 뜨겁게 달궜다.

스마일게이트는 각 계열사에서 준비한 신작을 공개했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에서는 지난 17일 출시한 '마술 양품점'과 이번에 처음으로 '티타이니 온라인'을 공개했다. 스토브에서는 '루시의 일기' 등 인디게임 3종을 소개했다.

네오위즈는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블레스언리쉬드' PC 버전을 비롯해 '플레비 퀘스트', '스컬', '메탈 유닛'을 출품해 게임 팬들과 소통했다. 

이번 지스타에는 실감형 콘텐츠도 함께 했다. KT리얼큐브는 헬스케어에 두뇌, 신체활동 증진의 기능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오큘러스 퀘스트2는 몰입감을 강화한 기능과 사양을 강조했다. 방송에서는 ‘비트세이버’ 외 다수의 VR 게임도 함께 소개했다.

통상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던 행사에서 메이저급 게임사들의 대형 부스 위주로 부각됐던 것과 달리, 인디 게임사를 알리는 '인디 쇼케이스'도 핵심 콘텐츠로 꼽힌다. 60여 개에 육박하는 인디게임사 들은 엔씨소프트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지스타TV를 통해 진행되는 온라인 쇼케이스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지스타 첫 온라인 e스포츠 대회인 '지스타컵 2020'과 게임개발에 도전하는 이들을 위한 'G-CON(콘퍼런스)', 부대행사 '게임 코스프레 어워즈', 'T1419 랜선 팬미팅', KAMP의 K-POP콘서트 '디어 투모로우'가 등이 온라인에서 방송됐다. 지스타컵은 지스타 조직위원회가 최초로 주최·주관하는 초청 이벤트 e스포츠대회로 이틀간 생방송 시청자 수 15만9073뷰를 기록, 지스타2020 흥행의 한 축이 됐다.

지스타는 매해 20만명 이상의 겜덕들이 찾는 국내 최대 게임 행사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총 24만명의 참관객이 벡스타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나흘간 온라인을 통해 지스타 본행사를 찾은 '지스타TV' 고유 시청자 수는 약 8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초로 선보인 '지스타 컵'의 경우 약 12만명이 '지스타TV '지스타 컵'의 경우 대회 첫날인 20일 2만9549명, 21일 8만2375명이 ‘지스타TV 이스포츠’ 채널을 찾았다.

100% 온라인으로 진행된 라이브 비즈 매칭(BTB)은 총 45개국 527개사에서 655명이 참여했다. 역대 최대다.

첫 온라인 행사의 성적표는 일단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예상보다 좋았다는 평가다.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스타TV 등 온라인 채널에 다녀간 고유 시청자 수는 약 85만명(추정치)에 이른다. 조직위 내부에서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결과를 냈다며 '일단 선방'이라는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쉬웠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외 대규모 업체들이 줄줄이 이탈한 데다, 어딘가 허전한 느낌을 채울 수 없어서다. 지난해 지스타 2019의 메인스폰서를 맡았던 슈퍼셀을 비롯한 미호요 에픽게임즈 등 글로벌 업체들이 모두 불참을 결정했다. 국내 게임업계의 대들보로 불리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중 넥슨만 전시에 참여했다. 엔씨소프트는 인디게임 지원업체로만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조직위원회가 '온라인' 지스타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국내 대표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의 생명력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앞서 조직위는 이번 지스타를 통해 수익 창출 대신 향후 새로운 형식의 게임 전시회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입장료 없이 온라인 채널을 통한 무료 전시나, 무료 게임 콘퍼런스인 G-CON 등을 행사 전면에 내세운 점도 눈에 띈다.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가 진행될 경우 전시 비용, 입장료 등을 통해 거둬들이던 수입이 제로가 된 셈이다. 그러나 대회 개최를 위한 비용은 오프라인 행사장을 차렸을 때와 큰 차이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철 지스타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도 국내 대표 기업들이 지스타에 참여해 온택트에서도 유의미한 기록을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또 지스타 TV를 관심 있게 시청해주신 모든 분께도 깊이 감사드린다"며 "올해를 경험 삼아 다음 해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극복해 내고 더 나은 게임 문화축제 지스타로 다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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