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에어팟 맥스' (사진=애플 홈페이지)

[뉴시안= 조현선 기자]애플이 무선 헤드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첫 제품이지만 전문 음향기기 브랜드의 헤드폰보다도 비싸다. 최근 애플의 시그니처로 꼽히는 '고급화 전략'을 버리고 아이폰SE·아이폰12 미니 등을 출시했던 애플의 '회귀' 전략에 무선 헤드폰 시장의 판도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NC) 기능을 탑재한 오버이어 헤드폰인 '에어팟 맥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출시된 무선이어폰 에어팟과 에어팟 프로에 이어 세 번째 제품군이다. 

에어팟 맥스의 출고가는 549달러(약 79만1000원)로 확정됐다. 이는 앞서 출시된 에어팟 프로(249달러)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음향기기 전문 업체인 뱅앤올룹슨, 보스 등의 일반 헤드폰(약 350달러)보다도 비싸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에어팟 맥스를 통해 고급화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봤다. 높은 가격을 통해 기기에 대한 제품력 등 자신감을 표명하고, 타 업체들과의 확실한 차별화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애플은 최근 지난해 출시된 에어팟 프로를 필두로 무선 이어폰 시장 점유율 54.4%를 차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샤오미, QYC 등 중국발 중저가 브랜드들의 약진으로 지난 3분기 점유율은 29%까지 감소했다. 특히 샤오미는 올 3분기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13%를 차지하며 애플의 뒤를 쫓고 있다. 샤오미는 3분기 무선이어폰 탑10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4개의 제품을 올렸다.

중저가 브랜드의 등장이 이어지면서 100달러 이상의 제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무선 이어폰 시장의 구도도 변동이 생겼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100달러 이하 무선 이어폰 제품의 비율은 56%를 차지했다. 반면 100달러 이상 제품의 비율은 44%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같은 무선이어폰 시장판도 변화에 따라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등 중저가형 모델이 인기를 끌자 고급화 전략으로 맞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한 신제품 출시마다 높은 가격대의 '프리미엄'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 

에어팟프로 출시 당시에도 그랬다. 당시 전문 음향기기 브랜드도 아닌 애플의 이어폰이 30만원대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감성가' 등 고가 논란이 이어졌다. 그러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와 디자인 등을 통해 품귀 사태를 빚으며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의 강자로 올라섰다. 

에어팟 맥스도 그렇다. 초당 90억회 연산이 가능한 'H1' 칩 두 개가 탑재돼 초당 200회까지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음향을 제공한다. 또 인공지능(AI) 비서 '시리(Siri)', 아이폰과의 빠른 페어링 등을 지원한다.

이어컵 안에 센서가 내장된 구조로, 에어팟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착용 여부를 감지해 음악을 자동으로 멈춰 준다. 또 '링 마그넷 모터'로 불리는 대형 스피커가 포함돼 사운드 왜곡을 전체 청각 범위에서 1% 미만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사용하지 않는 동안 배터리를 절약하기 위해 초저전력 모드로 자동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자석이 달린 스마트 케이스가 함께 동봉될 예정이다. 

배터리는 ANC 적용 때 최대 2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며, 컬러는 ▲실버 ▲그레이 ▲블루 ▲그린 ▲분홍 등 5가지다. 오는 15일 미국 등에서 먼저 출시된다. 국내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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