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자체 개발 SoC(시스템온칩) ‘M1’ (사진=애플)
애플의 자체 개발 SoC(시스템온칩) ‘M1’ (사진=애플)

[뉴시안= 조현선 기자]애플이 자체 모뎀칩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애플은 퀄컴으로부터 5G 모뎀칩을 납품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애플의 조지 스루니 수석부사장은 애플 직원들과의 비공개 화상 토론 행사를 통해 "올해 우리는 또 다른 주요 전략적 전환을 가능케 할 최초의 모뎀칩 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모뎀칩 개발 등 장기 전략 투자로 제품력을 강화하고, 미래를 위한 풍부한 혁신 기술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다는 판단에서다.

모뎀칩은 무선 환경에서 셀룰러 데이터를 통해 전화를 걸고, 인터넷에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반도체 칩이다. 최근 상용화된 5G(5세대 이동통신) 모뎀칩의 경우 부품가도 높아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부담이 늘고 있어 자체 개발칩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애플의 '탈(脫)퀄컴' 행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애플은 지난 2017년 퀄컴과의 특허분쟁을 계기로 모뎀 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016년에는 인텔과 모뎀칩 계약을 체결하고, 2018년부터는 인텔 모뎀칩만을 탑재하는 등 퀄컴에 대한 견제에 나섰다. 또 지난해에는 인텔의 모뎀칩 사업부를 1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2200여 명의 개발 인력 및 1만7000개 이상의 지식재산권을 모두 넘겨받았다.

아울러 모뎀칩 개발 작업을 위해 수년간 퀄컴의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퀄컴의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쿠퍼 티노 본사 및 유럽에 사무소를 두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퀄컴, 인텔 등으로부터 독립해 애플의 자체 부품 의존도를 높이려는 행보로 봤다. 블룸버그 조사 결과 애플은 매출의 약 11%를 퀄컴에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애플은 지난 2010년 아이폰4와 아이패드에 탑재된 자체 개발한 칩인 '애플 실리콘'을 탑재했다. 이후 맞춤형 카메라 프로세서, 애플워치, 애플TV 및 헤드폰용 칩으로 확장됐다.

단, 모뎀칩 개발까지는 퀄컴과의 계약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지난 2019년 퀄컴과 6년간의 라이센스 특허 계약을 체결했다. 퀄컴은 칩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소유한 무선 특허를 기준으로 스마트폰 제조 기업에 라이센스 비용을 부과한다. 이어 올해 출시된 최초의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에 퀄컴의 부품을 탑재해 왔다.

애플의 이같은 계획이 실현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대 10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공개된 PC프로세서 개발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모뎀은 더 큰 도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5G 모뎀 개발 과정이 쉽지 않고, 더욱 많은 기술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최근 애플이 첫 자체 PC용 프로세서 'M1'을 내놓으며 성능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기대해 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M1을 시작으로 '애플 실리콘' 패밀리를 본격 확충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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