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박성현, 김민석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5·6위 결정전에서 역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재원, 박성현, 김민석이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5·6위 결정전에서 역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2022 베이징 올림픽도 이제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오늘(18일) 남자스피드스케이팅 1000m 경기가 벌어진다. 1000m에서 한국은 차민규, 김민석이 출전, 평창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메달을 노린다.

그런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 깊은 사연을 갖고 있는 선수가 있었다. 미국의 댄 젠슨이다.

역대 동계올림픽 역사상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댄 젠슨(미국)만큼 감동스토리의 주인공도 드물다.

세계스프린트 선수권대회에서 4차례나 우승을 차지했었던 젠슨은 캘거리대회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뿐만 아니라 1000m에서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500m 출전 몇 시간 전 젠슨은 미국 위스콘신의 집에서 누이가 백혈병으로 생명이 위독하다는 전화통보를 받았다.

결국 그날 아침 잰슨의 누이는 세상을 떠났다. 500m에 출전한 잰슨은 누이의 죽음에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첫 코너를 돌다 넘어지고 말았다.

잰슨은 이틀 후 열린 1000m에서도 좋은 기록으로 달리다가 200m를 남겨 놓고 또 엎어지고 말았다.

노메달로 미국으로 돌아온 잰슨에게 미국올림픽조직위원회는 너머지면서도 다시 일어나서 끝까지 완주를 하는 등 올림픽 정신을 구현했다며 ‘Spirit 어워드’를 시상했다.

1965년 생으로 전성기를 지난 잰슨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알베르빌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은 야외링크에서 벌어졌다. 500m에서 다시 메달획득에 실패했고, 1000m에서 메달에 도전했다. 800m까지의 기록은 금메달 권이었다. 그런데 무섭게 질주하던 순간, 마지막 코너를 돌자마자 갑자기 잰슨의 속도가 눈에 띠게 느려졌다. 갑작스럽게 모래 폭풍이 그의 앞으로 닥친 것이다, 결국 잰슨은 독일의 진케, 한국의 김윤만에 뒤져 세 번째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는데 실패했다.

그런데 불행을 몰고 다녔던 댄 잰슨에게 행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다행히 알베르빌 올림픽 다음 올림픽이 2년 만에 열렸다. IOC가 하계와 동계 올림픽의 개최시기를 분리하기로 결정을 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경기장도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실내였었다.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선수로 전성기를 지난 29살이 된 댄 잰슨은 1000m 보다는500m에서 더 큰 기대를 걸었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서, 단거리에 더 집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500m 경기에서 빠른 속도로 질주하다가, 마지막 코너를 돌면서 균형을 잠시 잃어 빙판을 손으로 짚는 바람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러나 인생의 마지막 승부, 이어서 벌어진 1000m. 잰슨 자신의 인생 마지막 승부라는 것을 절감하듯,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엄청난 스피드로 1분12초43의 좋은기록으로 감격의 금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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