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사람은 누구나 승부를 하면서 살아간다.

가장 깨끗하고 정직한 승부의 광장은 올림픽이요, 스포츠를 통한 선의의 경쟁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의도적인 오심’ ‘세계적 스타의 도핑양성’ ‘한복공정’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회였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한 팬데믹’ ‘’러시아의 우쿠라이나 침공 설‘ 속에서도 무난하게 치른 올림픽이었다.

‘함께하는 미래를’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2월4일 개막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20일 베이징 주경기장에서 올림픽 기간 동안 타올랐었던 성화가 꺼짐으로서 17일 동안의 열전이 막이 내렸다. 한국은 대한체육회의 목표(금메달 1~2개, 종합 15위)대로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4위를 달성했다. 다만 이번 이승훈, 황대헌, 최민정, 김민석, 차민규 등 베이징동계올림픽메달리스트 들이 모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 들 뿐이어서 세대교체가 절실해 졌다. 

동계올림픽 강국 노르웨이가 금메달 16개로 평창 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했고, 개최국 중국은 9개의 금메달로 아시아 국가로는 동계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이제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2026년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기다리게 되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우리의 기억 속에 가장 오래 남아있을 10대 사건을 되돌아본다.

[1] 남자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1000m, 영국 피터 워스 레프리의 편파판정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전, 1조와 2조에서 한국의 황대헌 이준서가 앞서가는 선수를 인코스를 파고드는 고도의 기술로 각각 1위와 2위로 골인 했으나 피터 워스 레프리는 경기가 끝난 후 비디오 판독 끝에 ‘레인변경 위반’이라며 황대헌 이준서 선수를 탈락시켰다. 

결국 결승전은 중국선수 3명과 헝가리 형제선수 2명 등 5명이 레이스를 벌였다.

헝가리 형제 선수 가운데 형인 사울린 산도르 류 선수가 중국의 런쯔웨이와 경쟁을 벌이다 1위로 들어 왔지만, 이번에도 비디오 판독 끝에 리 산도르 류가 두 번 반칙을 했다며 엘로 카드를 줘서 런쯔웨이가 금메달을 따도록 했다.

그러나 비디오에는 오히려 런쯔웨이가 리사오린을 잡아당기는 모습이 찍혔다. 

중국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채택된 2000m 혼성계주 준결승전에서 3위에 그쳐서 탈락했지만, 러시아와 미국이 반칙을 했다며 탈락시키고, 또한 중국 팀은 터치가 되지도 않은 채 레이스를 벌여 ‘불루트스 터치’라는 비아 냥 소리를 들은 끝에 금메달을 땄다.

대회 초반에 2개의 금메달을 어 거지로 딴 채 시작했다.

[2] ROC 카밀리 발리예바의 도핑양성 반응이 대회 내내 화제를 모았다.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수 천 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았었던 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흥분제인 ‘트레미타디딘’을 복용해 왔던 것이 도핑검사로 확인 되었다.

그러나 국제 스포츠중제 재판소 즉 CAS는 발리예바의 약물복용이 베이징 올림픽 이전인 지난해 12월 적발되었고, 나이도 만 16세 미만이라 보호해야할 선수라면서 IOC의 이의제의를 기각 시키고 경기에 출전하도록 했다.

발리예바는 결국 4위에 그쳤고, 이어서 은메달을 딴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선수가 팀 동료 안나 세르바코바 선수에게 금메달을 빼앗긴 것에 대한 불만으로 큰 소리로 불만을 나타내고, 빙둔둔을 받는 세리머니를 할 때 가운데 손가락 욕설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3] 네덜란드 스케이트 선수 이레인 뷔스트 5대회 연속 금메달 

네덜란드 이레인 뷔스트는 지난 7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1분53초28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치했다.

뷔스트는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여자 3000m 금메달,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여자1500m 금메달,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3000m와 여자 팀 추월 금메달,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 대회까지 1500m 금메달까지 5대회 연속 금메달을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동계는 물론 하계 올림픽까지 포함해 개인 종목에서 올림픽 5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건 뷔스트가 역사상 처음이었다.

뷔스트는 금메달 뿐 아니라 메달 합계도 총 12개(금메달 6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개)로 현역 최다 메달리스트이면서 동계올림픽 역사에서도 3위에 해당되는 기록을 갖고 있다.

[4] 남자 피겨 하뉴 유즈루 3연패 실패, 차준환 선수 5위 기록

남자피겨 싱글에서 일본이 하뉴 유즈루가 쇼트프로그램에서 넘어졌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사상 처음 네바퀴 반에 도전했지만 실패해 4위에 그쳤다.

그러나 평창 올림픽에서 두 번이나 넘어지면서 5위에 그쳤던 미국의 네이센 천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네 바퀴를 5번이나 성공 시키면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의 차준환은 5위를 차지해 한국 남자피겨 역대 최고성적을 올렸다.

[5]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사상 최초 흑인 선수의 금메달

네 미국의 에린 잭슨이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37초04로, 일본이 다카키 미호(37초12)를 0.08초 차이로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미국의 흑인 선수, 샤니 데이비스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동계올림픽에서 흑인 여자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에린 잭슨은 미국 대표선발전에서 중심이 흔들리면서 3위에 그쳐 탈락했었지만 브리타니 보우 선수의 양보로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사연도 관심을 모았었다.

[6] 설상, 100% 인공눈으로 치뤄져

스키 여제, 알파인의 공주 소리를 들었던 미국의 미카엘라 시프린이 결국 노메달에 머물렀다.

시프인은 알파인 종목 가운데 기술종목 즉 회전과 대회전에서 강세를 보였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회전 금메달,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전 금메달을 땄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었다,

시프린은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최소한 1개, 많으면 3개까지 노렸었다.

그러나 100퍼센트 인공 눈으로 치러진 베이징 올림픽에서 회전, 대회전, 복합에서 모두 초반에 탈락했고 스피드 종목인 슈퍼대회전 9위 활강 18위에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 혼성 단체전에서 4위에 그쳤다.

미국의 남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손 화이트도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서 메달을 따지 못했고, 우리나라의 정동현 선수도 대회전에서 넘어지면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7] 유난히 많았던 미담

캐나다의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선수 맥스 패럿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암 판정을 받아 12차례나 항암치료를 받는 악전고투 끝에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알파인스키 남자 복합에서 오스트리아의 요하네스 스트롤츠가 금메달을 땄는데, 그의 아버지 후베르트 스트롤츠는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었다. 요하네스 스트롤츠가 1992년 생이기 때문에 그가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가 금메달을 딴 것이다. 알파인에서 같은 종목을 부자지간에 딴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네덜란드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팀이 금메달을 딴 후 간이 시상식에서 4명 모두 일제히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네덜란드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었는데, 2020년 훈련도중 라라판 라위번 선수가 자가면역 질환으로 사망했다.

네덜란드 선수들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라라판 라위번 선수를 위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클래식에서 금메달을 딴 핀란드의 이보 니스카넨 선수는, 금메달 세리머니를 생략한 채 18분 동안 추위에 떨며 뒤에 들어오는 선수들을 일일이 격려를 했다. 자신 보다 18분이나 늦게 95위로 들어온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퀸타나 선수는 “꼴찌를 한 나를 기다렸다가 격려를 해 준 니스카넨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8] 에일린 구, 금메달 2개로 중국에 귀화 선물

에일린 구(중국명 구아이링)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인 아버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주로 미국에서 성장했다.

에일린 구는 지난 2019년 중국으로 귀화해 중국 국가대표로 국제 대회에 출전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빅 에어)에서 중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주면서 중국이 ‘톱10’안에 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에일린 구는 슬로프스타일에서 은메달,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등 3개의 메달을 중국에 안겨주었다.

중국은 초반에 쇼트트랙에서 어거지로 딴 금메달 2개와 에일리 구의 금메달 2개 등 모두 9개의 금메달로 종합순위에서 상위에 오를 수 있었다.

[9]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마련 ‘폐쇄루프’, 사실상 성공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 선수와 관계자를 포함해서 약 1만5천여 명이 활동하는 폐쇄 루프(외부 세계와 격리한 대회 관계자만의 전용 공간)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건수가 대회 초반에는 하루 7명 이상이었었다.

그러나 대회 중반 이후 ‘코로나 19’ 확진 자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지난 12일 1명, 13일 0명, 14일 1명을 각각 기록했었다.

폐쇄루프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마치 교도소에서 갇혀 있는 것 같이 불편했지만, ‘코로나19 확진 자’를 줄이는 데는 효과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10] 개막식, 성화 점화 호평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막식을 연출했었던 장이머우 감독이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도 연출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었던 성화점화 방식은 눈꽃 송이 조형물 속에 선수들이 들고 간 성화를 그대로 꼿는 방식이었다.

126년 올림픽 역사상 가장 작은 성화대가 된 것이다.

장이머우 감독은 저탄소, 환경보호이념을 실천한 것이라고 하는데, 너무 단순해서 실망했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비교적 좋은 아이디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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