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가운데)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을 만나핵무기 운용부대에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했다.[사진=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가운데)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을 만나핵무기 운용부대에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했다.[사진=AP/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스포츠는 그 나라 대통령들의 관심, 그리고 정책 변화에 따라 활성화 되거나, 침체되곤 했다.지구촌의 현역, 역대 대통령(수상)들은 그동안 어떠한 스포츠 정책을 폈고, 그 나라의 스포츠는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아보았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가 지난 24일 새벽 5시 우크라이나를 기습 침공했다. 올림픽 헌장을 보면 동, 하계 올림픽 개막 일주일 전과 패럴림픽 종료 일주일 동안은 휴전결의를 채택,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2022 베이징 패럴림픽 시작(3월4일~13일)전에 우크라이나를 무력침공 했다.

푸틴의 행적을 되돌아보면 올림픽헌장위반은 당연했다. 그에게 올림픽헌장은 헌신짝이나 마찬가지이다. 푸틴의 스포츠 정책은 ‘대내적으로는 애국 단결, 대외적으로는 영광 재현’이라는 두 가지 목표아래 진행돼왔다.

러시아는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거스 히딩크를 내세워 4강에 올랐고,  2008 세계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에서는 캐나다를 누르고 15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 유럽축구연맹 컵(UEFA) 대회에서는 러시아의 제니트 클럽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러시아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한국의 안현수를 데려가는 등 총력전 끝에 금메달 11개 은메달 9개 동메달 9개로 노르웨이(금메달 11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0개)를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안현수는 3관왕을 차지해 러시아의 종합우승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스포츠는 푸틴이 내세우는 ‘강한 러시아’를 부활시키는 매개체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소치올림픽 기간 동안 국가가 조직적으로 선수들에게 도핑을 하도록 한 것이 적발돼 2017년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로부터 회원자격정지를 당했다.

러시아는 그 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20 도쿄하계올림픽에 이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까지 러시아국기를 내세우지 못하고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로 출전해야 했다. 2012년 6월21일 러시아 제2도시이자 푸틴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레도보이 드보레츠(얼음궁전)로 불렸던 ‘격투기 황제’ 예멜리아넨코 표도르가 은퇴경기를 치르는 현장에 푸틴 이 달려와 마지막 경기를 지켜봤다. KGB 출신의 푸틴은 유도선수 출신이자 무술 애호가다. 22살 때 구소련 유도대회에서 우승했고, 러시아 격투기인 삼보의 대학챔피언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2002년 일본 방문 때는 예고 없이 유도장을 찾아 즉석 대련을 펼쳤고, ‘일본 유도의 전설’ 야마시타 야스히로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기도 했다.

2006년 중국을 방문 했을 때는 ‘무술 도량’으로 유명한 소림사에 들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푸틴이 세계 격투기계를 석권해 온 표도르의 마지막 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당연했던 것이다.푸틴은 평소에도 표도르의 팬임을 자처 했고, 표도르도 푸틴을 존경 했다.링 바로 앞에서 표도르의 마지막 경기를 지켜 본 푸틴은 경기가 끝나자 링 위로 올라 섰다.

그는 “당신 때문에 격투기가 러시아에서 이렇게 인기가 높아졌다”며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축하한다”고 치하했다.

푸틴은 세계 각국 정상(왕, 총리 포함) 가운데 가장 무술이 뛰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 정상간 격투기 대회가 있다면 우승후보 0순위일 것이다. 2012년 10월11일 국제유도연맹(IJF)은 홈페이지에 “10월7일 60회 생일을 맞은 푸틴 대통령에게 유도 8단을 수여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14살 때부터 러시아 전통 무술인 '삼보'에 심취했고, 유도로 종목을 바꾼 뒤 4년 만인 18살 때 검은 띠를 땄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유도 사랑은 여전하다. 유도 교본과 DVD를 만들었고, 언론에 자신이 유도훈련 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2012 런던올림픽 때는 유도 결승 시간에 맞춰 런던을 방문하는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제유도연맹은 지난 2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해 푸틴의 `명예 회장` 자격을 정지했다. 오는 5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릴 예정인 2022 카잔 크랜드슬램 대회도 취소했다. 러시아의 짜르가 이제 지구촌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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