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이 20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1위를 차지,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기뻐하고 있다. 우상혁은 2m34를 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메달리스트로 등극했다. (사진=신화/뉴시스)
우상혁이 20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1위를 차지,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기뻐하고 있다. 우상혁은 2m34를 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메달리스트로 등극했다. (사진=신화/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스포츠는 어느새 우리 생활 속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단순한 것처럼 보이는 육상 100m나 양궁, 사격에서부터 규칙이 복잡한 프로야구나 미식축구 피겨 등 모든 스포츠에는 과학이 숨어 있다.

스포츠 속에 숨어 있는 과학을 이해하면 스포츠는 우리에게 더욱 재미있게 다가온다.

 

우상혁 선수가 한국육상의 역사를 새로 썼다.

우상혁은 지난 2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4를 넘어 우승했다. 한국 트랙&필드 선수가 올림픽, 세계선수권, 세계 실내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우상혁 선수가 처음이다.

우상혁 선수는 지난 2020 도쿄올림픽 남자높이뛰기에서 2m35cm를 넘어 4위를 차지했다.

높이뛰기는 선수가 약 20~30m를 달려와서 ‘길이 약 4m 무게 2kg의 바’를 맨 몸으로 뛰어넘는 스포츠다.

높이뛰기 기술은 도움닫기, 발 구름 준비, 발 구름, 뛰어넘기, 착지 등으로 구분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발 구름’ 이라고 할 수 있다.

높이뛰기는 발 구름의 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의 신체 중심높이, 공중에서 신체중심이 상승한 높이, 신체중심의 최대높이와 바의 높이 차이 등 3요소의 총합에 의해서 기록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도움닫기는 반드시 한발로 해야 한다. 두발로 솟으면 성공을 했더라도 실패로 간주한다.

1968년 멕시코올림픽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진다. 

멕시코 올림픽 이전만 해도 높이뛰기 선수들은 ‘가위뛰기’와 ‘벨리롤오버(belly roll over)’라는 도약 법으로 바(bar)를 넘었다.

가위뛰기는 양 다리를 바에 걸쳐 앉듯 뛰어넘는 자세를 말하고, 벨리롤오버는 얼굴을 땅으로 향한 뒤 다리를 솟구쳐 뛰어오르는 자세를 말한다.

선수의 복부(belly)가 막대기 위를 구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벨리롤오버’로 불린 이 도약법은 등이 하늘로 보인다고 해서 ‘등면 뛰기’라고도 불렸다

1968년 멕시코올림픽 때 미국의 딕 포스베리 선수가 지금의 뒤로 넘는 배면뛰기 즉 포스베리 뛰기로 2m24cm의 신기록을 세우면서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포스베리가 바를 뒤로 넘는 배면뛰기를 본 사람들은 신기해 했다.

그 전까지는 앞으로 넘는 가위뛰기나 등면 뛰기만을 보다가 뒤로 뛰어 넘으니까 모두들 깜짝 놀란 것이다.

그런데 포스베리 즉 배면뛰기의 기록이 좋다보니 그 후부터는 모든 선수들이 배면뛰기를 시작해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이다.

우상혁 선수를 포함, 이번 세르비아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결승에 오른 12명의 선수 모두 당연히 배면뛰기를 했다.

가위뛰기, 등면뛰기와 배면뛰기는 질량의 중심을 어디다 두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무게질량중심 즉 무게중심은 배꼽 바로 아래다. 가위뛰기나 등면뛰기를 하면 무게 중심이 바 보다 20~30cm 위쪽에 있게 된다.

배면뛰기를 하면 사람의 무게 중심이 사람의 몸통만큼 더 아래쪽에 자리 잡게 된다.

대략 10cm 안팎 정도 아래쪽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배면 뛰기의 무게중심이 가위뛰기나 등면 뛰기 보다 바에 약 10cm 안팎 정도 가까워지기 때문에 그 만큼 유리해 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같은 도약력을 가진 선수가 배면뛰기로 바를 넘으면 가위 뛰기나 등면 뛰기를 할 때 보다 대약 10cm 정도 더 높이 넘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선수가 바를 넘기 위해 달려오는 도움닫기 거리는 빠른 선수와 늦은 선수가 있는데, 속도가 늦은 선수는 8보, 빠른 선수는 13보정도 된다. 빠른 것이 좋지만, 스피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리듬이다.

높이뛰기는 선수가 도약을 할 때 운동에너지를 위치에너지로 전환해 얻는 힘으로 높이 난다. 그래서 도약할 때 선수가 가장 큰 파워를 얻을 수 있는 리듬을 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선수가 리듬을 타는 것과 함께 선수의 몸과 바가 최대한 밀착해야 하는 것이 기록을 향상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상혁 등 거의 모든 선수들은 바를 넘기 전에 도약을 할 때 직선으로 달려가지 않고 영어로 ‘J자’ 모양으로 달려간다.

도약을 하기 직전이 급한 경사면이기 때문에 무작정 빨리 달려도 안 되고, 적당한 속도, 적당한 스텝의 수 그리고 접근하는 각도가 좋아야 한다. 대개 35도 안팎이 가장 좋은 각도라고 할 수 있다.

또 선수들이 도약하기 직전 발 구르기를 할 때 수직으로 하지 않고 비스듬히 눕게 된다. 도약 하려는 순간 앞으로 넘어지려는 에너지가 작용하는데 넘어지려는 힘, 달려오던 힘, 굴려서 생긴 힘 3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선수의 몸이 공중으로 뜨는 것이다.

우상혁이 바로 이 공중으로 솟는 타이밍을 잘 잡기 때문에 높이뛰기 선수로는 키가 크지 않은데도(1m88cm), 2m30cm대 중반을 뛰어넘고 있는 것이다.

높이뛰기 선수들이 신는 스파이크는 다른 육상종목과는 다르다. 높이뛰기의 기능을 최대한 살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높이뛰기 선수들이 도움닫기를 할 때 J자 커브를 이루면서 달려야 하기 때문에 다른 스파이크와는 달리 뒤꿈치에 4개의 스터드 즉 징이 더 박혀 있다. 

현재 남자 높이뛰기의 기록은 1993년 쿠바의 하비에르 쇼트마요르 선수가 세운 2m45cm, 여자는 1987년 불가리아의 스테프카 코스타니노바가 작성한 2m09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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