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삼성전자의 올해 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고있다. 매해 늦어도 3월 말 마무리하던 일정을 훌쩍 넘기고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경쟁사들의 대졸 신입사원 초임 연봉은 삼성을 앞질렀거나 유사한 수준이 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사 담당자와 노동자 대표로 구성된 노사협의회는 최근까지 올해 임금 인상률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양측의 협상이 3월을 넘겨 4월로 넘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2~3월께 노사협의회를 통해 당해 연도 임금인상률을 확정,  3월 급여일(21일)부터 지급해 왔다. 

 임금 협상이 늦어지는 이유는 노사간 이견이 큰 탓으로 추정된다. 앞서 노사협의회 노동자 위원들은 기본인상률 15.72%를 요구했다. 지난해 협의회가 합의한 기본인상률 4.5%(성과인상률 3.0% 포함 시 7.5%)보다 높은 수치이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S부문장 역시 지난 1월 "지난해 반도체 글로벌 매출 1위가 된 위상에 맞도록 제도와 근무환경, 보상을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분기 최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의 경쟁사들은 임금인상에 적극적이다. LG전자는 최근 평균 임금인상률을 8.2%로 확정하면서 대졸 신입사원 초임은 4900만원이 됐다. 지난해 평균인상률 9%를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업계 최고 수준의 인상률이다. 복리후생안도 확대해 육아휴직 기간은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고, 임직원 배우자 종합검진도 매해 지원키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5040만원으로 책정해 삼성전자(약 4800만원)를 앞질렀다. DB하이텍 역시 올해 신입사원 초임을 약 14%가량 인상해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삼성 내부에서는 임원 임금 인상률은 매해 고공 행진하는데 직원들은 기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사측은 인건비 부담이 단기간에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조합원 4500명 규모의 삼성전자 4대 노동조합이 임금 체계 개선 및 휴식권 보장을 두고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해 오는 상황이어서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경계현 DS부문장이 직접 이들 노조를 만났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전자계열사인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임금인상도 줄줄이 미뤄지고 있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인상률을 기초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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