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은행 지점 곁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지점 곁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은행들이 정부와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금리를 낮추고 있다. 시민들은 '관치금융' 목소리 한편으로 "시민들의 요구에는 뻗뻗하다가 권력 한마디에 고개를 숙이는 은행의 행태'에 말문이 막힌다는 반응도 나온다.

케이뱅크는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41%포인트 낮췄다고 22일 밝혔다. 일반전세는 연 0.41%포인트, 청년전세는 연 0.32%포인트 낮췄다. 이에따라 일반전세의 금리는 연 3.03~4.36%로, 청년전세 금리는 연 2.85~3.17%로 낮아졌다.

NH농협은행은 24일부터 전세자금대출에 적용한 우대금리를 0.1%포인트 확대한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 한도는 대면 기준 최고 1.0%에서 1.1%로 상향된다. 

신한, KB, 하나 등 주요 은행들도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날 비대면으로 보유 중인 주택담보대출 금리 그대로 기간만 5년 연장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 주택구입자금 용도 등의 실수요대출에 대해 이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4월부터 시행 중인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 인하 정책을 연장해 시행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여신금리를 그냥 내리는 건 은행의 가산금리를 낮춰 마진을 줄이는 것이다. 때문에 우대금리를 통해 사실상 대출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내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20일 기준 132조6949억원으로 5월 말(132조4582억원) 대비 2367억원 증가한 규모다.

은행들의 갑작스런 금리 인하에 시민들은 반기는 한편으로 어이없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서울에 사는 한 김영태씨(56)는 "그동안 서민들의 금리인하 주장에는 꿈적도 않은 은행들이 정부 말 한다미에 납작 엎드리는 행태에 말문이 막힌다"면서 "권력자의 말에 따라 좌우되지 않고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제대로된 금융 거래 관행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