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KT 이스트 사옥 앞에 KT 로고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종로구 KT 이스트 사옥 앞에 KT 로고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KT가 사업 성장의 잠재적 위험 요소로 '알뜰폰'을 지목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핵심 고객이 될 2030 고객층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보고, 이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25일 KT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알뜰폰 가입자 확대로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사물인터넷(IoT) 회선 수가 포함돼 있고, 전체 이동통시시장 가입자 대비로는 약 14%로 적지만 성장세는 꾸준하다는 분석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알뜰폰은 지난 2020년 6월 이후 번호이동 건에 대한 나홀로 순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 후불 요금제 가입자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2년 말 기준 후불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전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자의 42%에 불과했던 것과 달리 지난 5월 기준 86%까지 뛰었다.

특히 젊은 층의 가입률이 높다. 지난 2019년 5G 상용화를 계기로 고가의 요금제를 피하기 위해 '알뜰폰+자급제' 조합으로 실용성을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고성장하고 있어서다. 이같은 현상이 중장기적으로는 핵심 고객층을 뺏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차별화 전략을 제시했다. 알뜰폰에 저가 요금제로 맞서기보다 특화된 서비스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대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 '와이(Y)'를 적극 활용키로 했다. Y를 통해 20대 가입자를 상대로 다양한 특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20대 5G 가입자에게 추가 디바이스 또는 테더링에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 공유 데이터를 2배 제공하고, 스마트기기 1회선을 무료로 쓸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 식이다.

알뜰폰 요금제 가입 허들도 낮춘다. 지난 18일 KT는 자사 통신망을 사용하는 23개 알뜰폰 사업자 요금제 가입이 가능한 공용 유심 '바로유심'을 약 6100여개 이마트24 편의점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바로유심 구매 고객은 KT알뜰폰 사업자의 '셀프개통' 서비스를 통해 개통 대기나 고객센터 통화 없이도 즉시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다.

아울러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도 높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KB국민은행의 '리브엠'이 시장 점유율 5%를 넘긴 데 이어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금융상품과 결합한 요금제로 빠르게 영향력을 넓혀가는 추세다. 최근 토스 역시 알뜰폰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토스는 타 애플리케이션(앱)을 마련하지 않는 '원 앱' 전략으로 기존의 토스 이용자 2200만명을 예비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