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쳐=카카오톡 홈페이지)
(캡쳐=카카오톡 홈페이지)

[뉴시안= 조현선 기자]"이러다 세상 모든 것에 하트를 붙이겠다"

카카오가 하반기 카카오톡 프로필 상태 메시지에 '좋아요' 등의 기능을 추가한다. 프로필에 '선물하기' 기능을 도입하고, '선물하기'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주로 쓰이는 기능이 지인 기반 메신저인 카카오톡에 도입된다는 소식에 네티즌의 반응은 싸늘하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4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을 통해 카카오톡 상단의 프로필 개편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남궁 대표는 "그동안 카카오톡 프로필은 일방적으로 나를 표현하는 공간이었다면 연내 개편을 통해 친구가 내 프로필에 공감하고, 이모티콘을 붙이며 공감하는 인터랙티브 공간으로 변화할 예정"이라며 "간단한 공감표시(좋아요)나 선물하기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이같은 개편의 목표는 커머스 매출 성장이다. 현재 생일 알림 등으로 연계된 선물하기 기능을 상시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인이 메시지를 통해 슬픈 일, 기쁜 일이 있다고 알리면 이에 공감한 지인들이 선물을 보내는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선물하기' 시장 성장세를 고려한 전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E쿠폰 서비스의 국내 거래액은 2017년 1조2016억원에서 2020년 4조2662억원으로 늘었다. 3년간 355%가 늘어났다. 지난해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은 약 5조원 안팎 규모로 추산된다. 이들 중 카카오톡을 필두로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의 지분이 상당하다. 

그러나 기존 소셜미디어의 '공감' 전략이 카카오톡이라는 지인 기반 메신지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어느 정도의 익명성이 보장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의 '좋아요'와 지인간 실명 기반의 카카오톡의 '좋아요'의 무게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카카오톡은 전화번호를 등록한 사이면 카카오톡에 강제로 친구로 뜨는 경우가 많다. 친구·가족·연인 등 개인적인 관계 외에도 직장 동료 등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친구로 뜨는 경우도 많다는 얘기다. 이같은 관계에서 '좋아요'를 누를 수 있을만 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냐는 고민이다. 

또 전화번호만 알면 손쉽게 카카오톡 프로필을 알 수 있게 되는 데 따른 SNS 염탐의 일상화와 그를 피하기 위한 스트레스가 누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시적으로 프로필을 게시할 수 밖에 없는 카카오톡의 구조상 친하지 않은 이들에게 프로필 사진이 공개되는 것조차 꺼리는 이들이 많다. 상대방에게 선별적으로 프로필을 노출하는 '멀티 프로필' 기능을 애용하는 경우가 많아진 이유다. 이를 피하기 위해 상대별로 프로필을 설정하는 것이 하나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소셜미디어와 카카오톡의 근본적인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비교되고 신경쓰이는 SNS의 요소가 싫어서 SNS를 피하고 있는데 왜 카카오톡에 해당 기능을 넣는 건지 모르겠다", "시어머니 프사 바뀔 때마다 좋아요 셔틀해야 하는 거냐", "지인들 사진에 의무적으로 '좋아요' 눌러야 하는 일이 생길까봐 벌써 지친다"는 의견들이다. 누군가 내게 '좋아요'를 눌러주지 않는 것은 괜찮으나, 내가 좋아요를 누르지 않을 경우 상대방이 느끼는 서운함 등 SNS에서 느꼈던 피로도를 카카오톡에서도 느끼기는 싫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싸'와 '아싸'의 계층화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톡 프로필사진 가끔 바꾸는 게 나름의 재미였는데 이대로 안녕이겠다"며 아예 '좋아요' 기능을 쓰지 않는 방법도 같이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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