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폭우로 서울 강남역 일대 도로가 침수돼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8일 오후 폭우로 서울 강남역 일대 도로가 침수돼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과 수도권에 침수와 누수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서울 강남 지역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커 주목된다. 강남은 10여년전부터 집중 호우가 발생하면 일대가 물에 잠기는 등 '상습 침수지역'이라는 오명까지 안고있다. 실제 이번 폭우에도 강남대로변은 하수가 역류해 도로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외제차 침수피해 차량이 대량 발생하기도 했다. 양재초등학교 인근에는 산사태가 일었고, 우면동에서는 도로 싱크홀까지 발생했다.   

물론 강남의 피해가 컸던 것은 폭우가 집중된 탓이 1차적 원인이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는 전달부터 시간당 10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이는 강남지역의 강우 처리용량(85㎜)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이다.

저지대라는 근본적 핸디캡도 존재한다. 특히 강남역 일대는 주변 지대보다 지대가 낮고 서초와 역삼 고지대에서 내려오는 물이 고이는 항아리 지형이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의 경우 인근 서초역보다 14m 낮은 곳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 빗물 흡수가 안되는 아스팔트가 많다. 인근 강남대로 하수관로의 역경사 시공과 반포천 상류부의 통수능력 부족 등으로 집중호우로 인한 하수 역류, 상가 침수 피해를 겪고있다.   

서울시는 2015년 1조4000억원 규모의 예산이 들어가는 강남역 일대 배수개선 대책을 내놓았다. 반포천 유역 분리터널신설, 유역경계조정, 역경사 하수관로 개선 등을 골자로 하고 있지만 에산과 지장물 이설 문제 등으로 시행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설령 대책이 완료되더라도 이번 같은 기록적 폭우에는 속수무책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강남의 수해 대비 전략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수시설의 용량만 증설하는 대신 지속가능한 침수 대응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 기후 등의 변화로 인해 강우량 예측이 어렵고, 집중호우 등의 발생빈도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