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신촌점 마켓인유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 신촌점 마켓인유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뉴시안= 박은정 기자]현대·신세계·롯데 등 국내 주요 유통업계 3사가 모두 '중고'에 빠졌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리셀(상품을 되파는 것) 시장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중고거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지난 2008년 4조원에서 2020년 20조원으로 5배가 껑충 뛰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신촌점에 업계 최초로 세컨핸드(중고품) 전문과 '세컨드 부티크(Second Boutique)를 오픈했다. 세컨핸드란 '새로운 주인을 통한 두번째 이용'을 의미해 통상적으로 중고품을 의미한다.

이는 그동안 백화점이 '신상'에만 초점을 맞춰 상품을 판매해왔던 것을 넘어, 중고거래를 통해 고객의 문화 트렌드를 제안하는 것으로 발전됐음을 보여준다. 현대백화점 세컨드 부티크에는 △중고 명품 플랫폼 '미벤트' △친환경 빈티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리그리지' △럭셔리 빈티지 워치 편집 브랜드 '서울워치' 등의 브랜드가 입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MZ세대 중심으로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세컨핸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며 "'나만의 가치'를 중시하고 환경 오염과 자원 낭비를 지양하는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 것도 중고 상품 인기의 배경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SG닷컴은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손을 잡았다. 번개장터에서 운영하는 명품편집숍 BGZT는 지난달부터 SSG닷컴에 입점했다. BGZT는 주로 2억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와 5000만원대 에르메스 버킨백 등 중고 명품을 선보인다. 이에 SSG닷컴은 명품 사후관리 수선 서비스도 도입하며 경쟁력까지 강화하고 있다. 

구효정 SSG닷컴 명품잡화MD팀 팀장은 "명품 이커머스 시장 뿐 아니라 명품 리셀 시장이 함께 확대되는 것에 착안해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보증하는 하이엔드 명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트렌드에 발맞춰 명품 브랜드 및 상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독보적인 서비스를 계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해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의 지분 93.9%를 인수하는 사모펀드 유진-코리아오메가에 재무적투자자로 3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롯데 계열사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3월 중고나라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국 세븐일레븐 점포에서 비대면 중고 거래 서비스를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이 중고 명품 거래에도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온이 최근 오픈한 온라인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를 통해 리셀 사업에도 덩달아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MZ세대가 가성비를 중요시 하면서 중고거래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제 온라인뿐 아니라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중고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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