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글라스 엔리얼 에어. [사진=엔리얼]
AR글라스 엔리얼 에어. [사진=엔리얼]

[뉴시안= 조현선 기자]중국 확장현실(XR) 기업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AR 글라스 제조사 엔리얼은 최근 신제품을 출시하고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본·영국·중국에 이어 한국과 미국의로의 출시를 예고했다. 일반 선글라스와 같은 '데일리 AR 글래스'를 내세워 국내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VR 헤드셋 제조사 피코(PICO) 역시 가성비를 앞세운 신제품 출시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피코는 지난 6월 피코 네오3을 출시한 데 이어 신제품 피코4를 출시하고 한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이들은 첨단 기술력 등에 빠르게 반응하는 국내 시장을 교두보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이렇다할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VR 헤드셋 '오디세이 플러스' 이후 사실상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그러다 2021년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증강현실(AR) 글라스로 추정되는 기기의 영상이 유출됐다. 제품명은 '삼성 글라스 라이트(가칭)'로, 일반적인 패션 선글라스 형태가 눈길을 끌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연내 출시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감감무소식이다. LG전자 역시 2015년 스마트폰 'G3'와 탈·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VR기기를 공개했으나 대중화에 실패했다. 

그동안 AR·가상현실(VR) 디바이스 시장의 성장세는 업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소 아쉬운 하드웨어 성능과 익숙하지 않은 사용성 등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업계에서는 AR글래스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당장은 시장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엔리얼과 피코 등 중국 제조사의 국내 성적도 좋지만은 않다. 이들은 이동통신사와 협업을 통해 국내 시장의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리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은 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AR 콘텐츠 부재 등을 이유로 시장 확대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5G 상용화 및 관련 기술 발전 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콕 생활이 늘자 '메타버스'가 급부상했고, 시장을 잡고 있는 구글과 메타에 이어 애플 등도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면서 관련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실제로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VR·AR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7억 달러(약 36조6000억원)에서 2024년 2969억 달러(354조1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아이미디어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VR기기 시장 규모는 136억4000만 위안(2조5000억원), AR기기 시장 규모는 208억8000만 위안(3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중국 제조사들이 안방시장의 성공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글로벌 VR 시장은 메타가 선점한 것과 다름 없어서다. 스팀에 따르면 '메타 퀘스트'의 지난 6월 월간활성게임이용자수(MAU)는 283만9300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피코는 2만8600명에 불과했다. 

피코는 '가성비'를 앞세워 점유율 확보에 나선다. 신제품 피코4의 판매가는 47만원대부터 시작되며, 이는 메타가 내달 출시할 예정인 신형 VR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가칭)'의 반값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렇다할 경쟁사가 없는 엔리얼은 AR글라스 대중화에 속도를 낸다. 패션적 요소와 높은 기술력을 강점으로 내세운 엔리얼 에어는 출고가 49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한편 구글은 지난 5월 '구글I/O 2022' 행사를 통해 실제 안경과 매우 유사한 디자인으로 실시간 번역기능을 제공하는 AR글라스를 공개했다. 애플도 2024년 출시를 목표로 혼합현실(MR)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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