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판교 사옥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카카오 판교 사옥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카카오가 '코로나 특수'를 누리며 승승장구하던 전과 달리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매출 성장률은 한자릿 수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역성장했다. 지난달 발생한 카카오 먹통사태로 인한 피해보상과 재발방지대책 등 현안이 산적한 데 이어 실적 어닝쇼크 역시 피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카카오는 지난 3분기 기준 매출은 1조8587억원, 영업이익은 1503억원이라고 3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가량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2% 늘었고, 영업이익은 12% 줄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이다. 당초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카카오의 3분기 매출을 1조9029억원, 영업이익은 1790억원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매출 성장세 둔화를 예견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주요 매출원이었던 카카오 광고 사업이 타격을 입었다. 카카오게임즈 대표작 '오딘:발할라 라이징' 매출 감소세와 함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이용자 편익 논란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건비가 늘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브레인 △카카오헬스케어 등 계열사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경기 불황과 금리 인상 등 비우호적인 환경에서도 전체적인 연결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역대 분기 기준 최대 규모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4분기 전망 역시 밝지 않다. 현재 메타, 알파벳 등 해외 빅테크 기업의 3분기 실적 어닝쇼크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광고사업 매출 둔화세가 직격타로 작용한 탓이다.

또 지난달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 사태에 따른 피해 보상 비용 지출도 예상된다.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에 주력하기 위해 신규 서비스 출시가 지연되면서 신사업 추진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이에 카카오는 비즈니스 서비스 '톡채널'을 확대 개편하면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경기가 둔화되면 특히 대형 광고주들일수록 광고 예산을 축소하기 때문에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톡채널이 마케팅 활동 하는 주요 채널이 되면 필수적인 기업의 활동의 수혜를 받는 곳이 되기 때문에 톡 채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현재 톡채널 중 친구 1000명 이상의 대형 톡채널 수는 5만7000개, 1000명 이하의 친구 수를 가진 채널은 160만개로 추산된다. 이에 중소 광고주, 소상공인까지 영역을 확대해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중소형 광고주를 위한 비즈니스 솔루션 '카카오 싱크' 도입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1000명 이상의 친구 수를 보유한 톡채널을 30만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톡채널을 50만개 이상 확보할 경우 경기 둔화나 비수기 영향을 방어하고 견조한 매출 수준을 이어 나갈 수 있다고 본 데 따른 계획이다.

남궁훈 전 대표가 추진했던 카카오톡 개편도 그대로 추진키로 했다. 앞서 남궁 전 대표는 카카오톡을 전세계 1%가 사용하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서 99%를 위한 관심사 기반 인터랙션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톡 프로필 개편, 오픈 링크 중심의 관심사 기반 서비스 출시 등을 예고했다.

다만 먹통사태 수습 등으로 일부 신규 서비스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대 1~2개월 정도 일부 지연될 것으로 카카오는 예상했다. 

카카오는 먹통 사태에 대한 피해 보상과 재발방지책 마련에 전사적 역량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유료 서비스는 약관 또는 약관 이상으로 보상하고,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해서도 자체 신고채널을 통한 피해보상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에게도 별도로 현금 보상을 포함해 일괄 보상을 추진한다. 현재까지 파악한 매출 손실과 이용자 보상에 따른 단기적인 재무 영향은 약 4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자체데이터 건립 등 서비스 안정성 제고를 위한 인프라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에 준공 예정인 안산 한양대 캠퍼스 제1데이터센터 외에도 서울대 시흥캠퍼스와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제2데이터센터를 짓는다. 

한편 이날 카카오의 주가는 전일 대비 2200원(4.21%) 하락한 5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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