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오는 30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28일 월요일 출근길부터 지하철이 연착·지연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 안에 승객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모습이다. [사진=박은정 기자]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오는 30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28일 월요일 출근길부터 지하철이 연착·지연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 안에 승객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모습이다. [사진=박은정 기자]

[뉴시안= 박은정 기자]월요일 오전 출근길, 지하철이 역사에 멈춰설 때마다 여기저기서 "그만 타시라"는 비명이 난무했다. 이태원 압사 사고로 꽃다운 청춘을 보낸 지 채 한달이 겨우 넘은 시점이라 더욱 씁쓸하다.

2022년 연말, 직장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지옥철'로 뜨겁겠다. 직장인들의 '발'인 지하철을 볼모로 파업과 시위 등이 연달아 예고되면서다.

서울교통공사의 양대 노조(한국노동조합총연맹·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가 구조조정 중단과 안전인력 확충을 요구하며 오는 30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가 밝힌 오는 2026년까지 인력 1539명 감축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시민들의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지난해 말부터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지하철 타기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가 활동지원사 인건비에 해당하는 수가를 1만7000원으로 인상하고, 대상자도 13만5000명으로 확대음에도 이들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장애인권리예산이 반영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KTX와 무궁화호 등을 운영하는 전국철도노조도 내달 2일 파업을 예고하면서 '철길 대란'이 예고됐다.

화살은 일반 서민인 직장인들에게 향했다. 매일 아침 출근길은 전쟁터와 같다. 이날 노조가 일부 파업을 시작했음에도 지하철 연착 및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지각을 피하기 위해 억지로 몸을 구겨 넣는 승객들로 인해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숨을 못 쉴 정도로 빼곡했다. 속도 조절을 위해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전원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장애인의 이동권을 위해 1년여 넘는 시간 동안 출근을 서둘렀던 직장인들은 혀를 내두르는 분위기다. 아이러니하게도 '서울 시민을 볼모로 삼는다'는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주장이 국민들로부터 언급되고 있다. 

특히나 이태원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시점이라 더욱 안타깝다. 매일 아침 출근길마다 '제2의 이태원 참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같은 여론을 고려하지 않고도  내가 살고자 남을 밟고 올라서는 듯한 행태에 더이상의 시위는 명분도 희미해지고 있다.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다 한들 행위에 대한 수단이 적합하지 않다면 결국 공감을 얻지 못하기 마련이다. 애꿎은 시민들을 볼모로 삼은 채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운다면, 흔히 대기업들이 자행하는 '밥 그릇 챙기기' 꼼수와 별반 다를게 없다. 거대노조의 '물타기'라는 지적도 과언이 아닐 테다. 결정권자들이 아닌 일반 서민의 삶을 볼모로 잡은 이들의 시위는 사회적 연대와 지지마저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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