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 3부두 전경. (참고사진=LG유플러스)
부산항 신항 3부두 전경. (참고사진=LG유플러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우리나라 수출액이 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다. 높은 원자재 수입가의 영향으로 수입액은 크게 불어나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8개월째 적자다. 이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이다.

특히 우리 수출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량은 나란히 부진했고, 전월 대비 수출 감소폭은 더 깊어졌다.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피해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수출입 동향' 자료를 공개하고, 지난달 수출액이 519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출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올해 9월까지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우리 경제를 지탱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5.7% 감소한 데 이어 이번달은 14%로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하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8월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 감소이기도 하다.

다만 올해 11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629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11월에 수출액이 6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지난달 수입은 589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이 155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1% 증가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이처럼 수입이 수출을 상회하면서 무역수지는 71억1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산업부는 엥너지 자원을 수입에 의존하며 제조업 경쟁력을 갖춘 수출강국들이 공통적으로 이같은 수출 둔화와 무역수지 악화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31%)·석유제품(26%)·이차전지(0.5%) 등의 수출은 증가했지만, 수출 핵심 품목인 반도체(-29.8%)를 비롯해 석유화학(-26.5%)등은 감소했다. 

완성차 수출액은 국내 브랜드의 SUV·친환경차 등에 대한 견조한 수요와 인기 차종의 현지 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31% 증가한 54억 달러로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고유가 상황 속에서 정유사 정기보수 작업 종료로 가동률이 오르는 등 26% 증가한 48억8000만 달러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차전지 수출액은 0.5% 늘어난 7억4000만 달러였다. 신규 전기차 모델 출시에 따른 배터리 출하량이 늘어난 점 등이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무려 29.8% 쪼그라든 84억5000만 달러로 4개월째 감소했다. 전년 동월 수출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에 더해, 소비자용 IT 기기 등 전방산업 수요와 서버 수요도 둔화되고 있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석유화학 수출도 달러화 강세와 합성수지 등 일부 품목 공급 과잉으로 단가가 낮아지는 가운데, 업황 악화 등으로 26.5% 급감한 35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외에도 △일반기계 43억3100만 달러(-1.7%) △철강 29억8600만 달러(-10.6%) △디스플레이 17억9900만 달러(-15.6%) △무선통신기기 16억3200만 달러(-18.7%) △선박 11억2100만 달러(-68.2%) △바이오헬스 10억3000만 달러(-27.3%) △섬유 9억5300만 달러(20-%) △컴퓨터 8억6100만 달러(-50.1%) △가전5억8600만 달러(-25%) 등의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국(-25.5%) △아세안(-13.9%) △일본(-17.8%) △중남미(-19.1%) △인도(-5.9%)등은 감소했다.

특히 최대 교역국인 대중국 수출은 113억8000만 달러로, 반 년째 감소세다. 이는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 장기화와 반도체,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품목 수출이 감소에 따른 영향이다. 아세안 지역도 선진국의 수요 감소 여파로 아세안 경제 성장세가 더뎌지는 가운데, 반도체 등의 수출이 쪼그라들면서 2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반면 △미국(8.0%) △유럽연합(EU·0.1%) △중동(4.5%) 등은 달러 강세 영향으로 수입 물가 부담 감소, 자동차와 차 부품 등의 품목 선전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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