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 성적을 거둔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 성적을 거둔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지난 4년간 한국팀을 지휘하며 12년만의 월드컵 16강을 선물한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밤 조국 포르투갈로 돌아간다. 밴투감독은 2018년 8월 부임한 뒤 4년4개월간 한국팀을 지휘하며 단일 임기기준 최장수 사령탑을 맡아왔다. 관심은 벤투 감독의 후임이다.

결과만 놓고보면 13일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 지난 과정을 되돌아보면 벤투감독의 연임을 놓고 축구협회는 벤투감독과 줄다리기를 계속해왔다. 지난 9월 협상 자리에서 벤투 감독은 2026년 북, 중미 월드컵까지 4년 연장을 원했다. 그러나 협회는 2024년 1월 카타르아시안 컵 결과를 보고 북, 중미월드컵까지 계약을 경신할 것인지 결정하자고 했다.

벤투 감독은 4년을 원했고, 협회는 1+3년을 제시 것이다.

벤투 감독은 “1+3계약을 할 경우 카타르아시안 컵에 올인해야 하는만큼 월드컵 대비 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받아드릴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문제는 협회의 태도였다. 벤투 감독이 한국축구와 인연이 없는 감독이라면 협회의 태도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지난 9월이면 ‘벤투 호’가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이란에 이어 2위로 통과해 본선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상태였다.

벤투 호는 한국축구에는 한번도 없었던 ‘빌드업’ 축구로 본선에서 16강 목표를 내세우고 있었다.

만약 우루과이, 포르투갈, 가나와의 H조 예선에서 1위로 통과하면, G조 1위가 유력한 브라질을 피해 스위스, 카메룬, 세르비아 중 한 팀과 16강전을 치르게 되는만큼 한국축구 최초의 ‘원정 월드컵대회 8강’ 도 바라볼 수 있었다.

실제로 벤투 호는 카타르월드컵 H조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와의 세 차례 경기에서 승패를 떠나 축구팬들을 감동시킬 정도로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지난 9월, 벤투 감독과 이별을 결심 한 것은 협회가 북,중미 월드컵은 외국 감독 대신 국내감독에 더 무게를 두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벤투 감독은 홀로 대표 팀을 이끌지 않았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필리페 쿠엘류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등 자신의 사단과 국내의 김영민, 최태욱 코치 등과 함께 팀을 이끌었다. 이들과 4년 동안동거동락할 경우 감독과 코치연봉 160억 원과 체제비 등 부대비용까지 포함하면 180원억 원 가까이 든다.

북, 중미 월드컵 본선 티켓이 50% 늘어난 48장이고 아시아에게 주어지는 티켓도 180억 원이나 되는 많은 비용과 함께 4.5장에서 두 배 늘어나 9장이나 되는 것도 국내감독으로 방향을 트게 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한국은 아시아의 본선 티켓이 4.5장일 때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이번 2022 카타르월드컵 까지 10연속 본선티켓을 따냈다.

티켓이 9장으로 늘어나면 아시아축구 수준으로 볼 때 한국의 본선 티켓은 90퍼센트 이상 확실시 된다. 국내 감독이 맡아도 본선 행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면 국내 감독이 맡게 되면 누가 가장 유력할 까. 카타르현지에서 MBC 중계 팀으로 해설을 하고 있는 안정환, FC 서울을 이끌고 K리그 우승(2012시즌), 시민구단 강원 FC를(파이널 A 6강)에 올려놓은 최용수,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0 도쿄올림픽 8강 김학범 감독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약점을 갖고 있다. 안정환 씨는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고, 최용수 감독은 중국 프로팀(장수 쑤닝)을 맡아 2년차에 1승5무5패 하위권을 맴돌다가 경질 되었다. 김학범 감독은 2020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멕시코에 무려 6골(3대6)을 내주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규정과 절차에 따라 (벤투 이후의 차기)감독 선임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맡게 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향후 우리나라 축구 대표 팀이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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