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이란 선수가 경기 도중 넘어져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월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이란 선수가 경기 도중 넘어져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2022 국제축구연맹(FIAFA) 카타르월드컵이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카타르월드컵은 이 전대회와는 달리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

FIFA는 중동지방축구 특유의 ‘침대 축구'를 방지하기 위해 선수부상, 골 세리머니 등으로 소요된 시간을 메우기위해 매 경기 15분 안팎의 추가시간을 주었다.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SAOT)을 도입 해 오프사이드를 철저하게 잡아냈다.

‘에어컨 축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축구장, 숙소 등에 수많은 에어컨에 둘러 쌓여 감기로 인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선수들이 많은 것도 빼 놓을 수가 없다. 프랑스가 결승전에서 고전을 한 것도 3~4명의 선수가 감기증상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모두 64경기에서 170골이 나와 경기당 2,65골이 나와 역대 월드컵의 평균 수준의 골이 터졌다.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의 ‘티키 타카’ 축구로 잘 알려진 점유율 위주의 축구는 이번대회에서 점유율보다 실리위주의 축구가 대세를 이뤘다. 점유율 17퍼센트로 독일과 스페인을 잡은 일본이 대표적이었고, 4강에 오른 아르헨티나, 프랑스, 코스타리카, 모로코 4팀 모두 실리축구를 구사했다.

이번 카타르월드컵은 사상 처음 겨울철에 열렸었고, 신, 개축을 한 8개경기장과 공항, 호텔, 교통망 등 인프라구축을 위해 다른 대회보다 10배 이상, 280조원이 투입되었다. 

대회 초반에는 아시아의 돌풍이 거셌다.

원래 아시아의 월드컵 본선 티켓은 4.5장이라 최대 5팀이 출전해 왔었지만 개최국이 아시아의 카타르였고,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북, 중미 4위 페루에게 이긴 호주까지 가세해 한국, 일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아시아축구연맹, AFC 회원국이 6개국이 출전권을 얻었다.사우디아리비아가 C조 첫 경기에서 반자동오프사이드시스템(SAOT)에 의해 아르헨티나가 3골이나 취소되는 바람에 2대1 역전승을 거뒀고, 극단적으로 전반 보다 후반에 집중을 하는 일본이 죽음의 조인 E조 예선에서 스페인과 독일 모두 꺾었다. 일본은 점유율(17%)을 포기하고 실리축구로 승점을 알차게 챙겨 약체 코스타리카에 덜미를 잡히기는 했지만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H조 3차전에서 강호 포르투갈에게 2대1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랐고, 호주는 D조 예선 첫 경기에서 강호 프랑스에 4골이나 내주며 대패를 당했지만 아프리카의 튀니지, 유럽의 덴마크를 꺾으며 16강에 올랐다.

아프리카의 모로코는 F조 예선 첫 경기에서 지난 러시아대회 준 우승팀 크로아티아와 0대0으로 비기더니, 2차전에서 세계랭킹 2위 벨기에를 2대0으로 잡아 ‘아프리카 돌풍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모로코는 차기대회 개최국 북, 중미의 강호 캐나다에게도 이겨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야신 보노 골키퍼를 앞세운 모로코는 16강전에서 스페인(0대0)을 승부차기(3대0), 8강전에서 포르투갈(1대0)으로 잡으며 준결승전까지 진출했다.

아프리카 팀이 월드컵 4강에 오른 것은 모로코가 처음이었고, 유럽과 남미 외의 팀이 4강에 진출한 것도 1930년 우루과이(미국), 2002년 한, 일(한국)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 였다.

모로코의 돌풍은 준결승전에서 프랑스에 1대2로 패해 잠시 멈췄고, 크로아티아에 3,4위전에서 패해 4위에 머물렀다.한국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원정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H조 예선에서 우루과이(0대), 가나(2대3), 포르투갈(2대1) 3팀과의 경기에서 1승1무1패를 기록, 포르투갈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과 포루투갈의 경기도 극적인 순간으로 꼽힌다. 포르투갈은 월드컵 본선에서 선취골을 넣은 경기에서 18전15승3무로 극강의 상대였다. 한국은 먼저 선제골을 얻어맞고도 황희찬의 결승골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후 16강에 오르기 위해 다른 구장에서 열리고 있던 가나와 우루과이전 결과를 기다려야 했던 만큼 선수단이 초조하게 둘러서서 핸드폰 등으로 경기 결과를 지켜보던 모습은 이번 대회 10대 볼거리로 꼽히기도 했다.

한국의 파울루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가 그의 재임 4년4개월 만에 빛을 봤다고 할 수 있다. 손흥민은 안와골절 부상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투혼을 보여줬고, 조규성·이강인 등 새 얼굴의 활약도 빼 놓을 수 없다.

잡음도 있었다. 이른바 ‘2701호’ 사건으로 알려진 손흥민 선수 트레이너와 대한축구협회 의무 팀 간의 갈등은 일단 가라앉았지만 언제든지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2026년 북, 중미월드컵에서는 참가국 수가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대폭 늘어나 앞으로 한국축구협회 월드컵 대표 팀의 운영은 월드컵 본선 진출 보다는 본선에서의 성적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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