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을 방문해 거리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을 방문해 거리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고정민 기자]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를 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피의자 신분 소환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내가 그렇게 무섭냐"고 반문했다.  대통령선거 전부터 계속돼온 이재명 대 검찰간의 전쟁이 불을 뿜기 시작한 셈이다. 

22일 뉴시스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 3부는 전날 이재명 대표 측에 오는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두산건설 등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을 내도록 하고 대가로 기업들의 민원처리를 도왔다는 것이다.

이는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 사안에 대한 수사 가운데 첫 피의자 신분의 출석 일정이다. 대장동 관련 의혹과 달리 성남FC 의혹의 경우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이른 데다, 비교적 혐의 입증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속히 결론짓자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 10월까지 후여금 공여 기업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기업 및 성남시청 관련자 소환 조사 및 기소 과정에 이 대표의 혐의가 완성됐다고 보고, 이 대표의 소환 조사 시점을 두고 시기를 저울질해 왔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 대표는 검찰의 이런 움직임에 즉각 반응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북 안동시장에서 가진 경청투어에서 "대장동 사건을 가지고 몇년 가까이 탈탈 털더니 이제 무혐의 났던 성남FC 광고한 것 가지고 저를 소환하겠다고 한다"며 "(저는) 십수년 동안 탈탈 털려왔다. 없는 먼지를 만들어내려고 십수년 노력했지만 아직도 못 만든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을 죽인다고 무능함과 불공정함이 감춰지지 않는다. 가장 불공정하고 몰상식한 정권이 바로 윤석열 정권"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출석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으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중차대한 시점에 제1야당 대표를 소환하겠다는 것은 정치를 말살하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이 대표는 정치보복 수사를 자행하는 검찰공화국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윤석열 정부의 폭압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며 "억지로 없는 죄를 만들어 수사가 아닌 사냥을 하는 윤석열 정부는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대변인은 "소환 통보도 무례하기 짝이 없다. 검찰이 이 대표를 소환 조사하겠다고 통보한 게 어제 저녁"이라며 "제1야당 대표 소환은 중대 사안인데 사전 조율 한번 없었다. 일선 당직자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팩스 한 장 찌익 보낸 게 전부"라고 지적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 역시 "우린 이미 일정이 정해져 있다. 다른 일정이 있는데 일방적으로 나오라고 통보하는 건 제1야당에 대한, 제1야당 대표에 대한 태도도 아니고, 보통 일반인 소환하는 것도 이렇게 안한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비겁하게 숨지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 재표를 향한 각종 의혹들을 밝혀줄 정황증거들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며 "거대의석의 방패막이 뒤에 잠시 몰을 숨겨볼 수 있어도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 대표는 수사속으로 고백투어 행보를 하실 시간"이라고 말했고, 안철수 의원은 "본인이 결백하면 당당하게가서 밝히고 증거 제시하고 그러면 되는거 아니겠냐"며 수사협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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