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사진=뉴시스)
넷플릭스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넷플릭스 이용자들 사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앞서 콘텐츠 내에 중간광고를 삽입하는 '광고 요금제'를 선보인 데 이어 인기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일반적인 방식을 확대하면서 불만이 커지는 것이다. 이에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용자들의 거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30일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를 공개했다. 김은숙 작가가 집필하고, 송혜교가 출연해 큰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과거 학교폭력 피해자였던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이 가해자들을 상대로 10여년 간 준비해 온 복수를 실행하는 이야기다.

더 글로리는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와 동시에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지난 1일 기준 넷플릭스 TV프로그램 부문 세계 5위를 기록했다.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필리핀·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대만·태국 등 10개국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오징어 게임'을 이을 기대작이라는 평도 나온다.

그러나 더 글로리는 파트1인 총 8회분만 먼저 공개하고, 파트2인 나머지 8회분에 대해서는 오는 3월 공개할 예정이다. 파트1의 마지막회가 주인공의 복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서 끝난 만큼 이용자들의 아쉬움은 더욱 큰 상황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매주 한 편, 두 편을 공개하는 타 콘텐츠와 같이 순차 공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역시 파트1과 파트2로 나눠 6월, 12월 두 차례에 걸쳐 공개했다. 지난해 해외 오리지널 콘텐츠에 이같은 방식을 도입한 후 구독자 유지 등의 효과를 본것으로 여기고 확대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이른바 '메뚜기족'의 구독 유지를 이끌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메뚜기족은 구독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하는 콘텐츠를 몰아보기 한뒤 티빙, 왓챠, 디즈니플러스 등 다른 OTT로 갈아타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실제 2022년 국내 OTT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이용자들은 평균 5개의 OTT를 이용하고 있으며, 구독형 OTT는 평균 2.7개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했던 넷플릭스의 성장세도 최근 꽤 더뎌졌다. 이런 측면에서 넷플릭스의 순차 공개는 구독자 이탈을 막기 위한 자구책일 수 있다. 한날 나아가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를 단속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한 집에 사는 가구원끼리의 계정 공유를 허용해 왔으나 최근 가구원이 아닌 다른사람이 로그인할 경우 관련 인증 및 이용 가구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를 내세워 가입자 수를 늘려왔던 점을 감안하면 기존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당혹스런 조치이다.

전세계적으로 넷플릭스의 계정을 공유하는 이들은 수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발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이용자들의 이탈도 예상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 중 86.3%가 유료 구독 계정을 가족·타인과 공유한다고 답했다. 특히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 결과 계정 공유에 추가 비용이 붙게 될 경우 42.5%의 구독자가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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