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판교 사옥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카카오 판교 사옥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전원 사무실 출근제로의 전환을 예고한 카카오가 또다른 위기에 봉착했다. 설립 이후 10%를 하회하던 노조 가입률이 순식간에 과반을 넘어섰다. 노조 설립 이후 약 3년여 만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는 최근 본사직원 절반이 가입하며 과반 노조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회사 측에 요구사항 등을 전달할 전망이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카카오의 전체 임직원은 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해 3600여명이다. 2020년 3월 설립된 카카오 노조는 본사와 계열사 임직원이 가입할 수 있는 통합 노조형태임에도 지난해 기준 가입률이 약 10% 수준에 그친 바 있다. 그러나 카카오가 오는 3월부터 원격근무제를 전격 폐지하고, 사무실 내근 중심의 '오피스 퍼스트' 제도 공식화를 예고한 지 약 열흘 만에 노조 가입률이 50%를 넘어선 것이다. 

카카오 안팎에서는 사무실 전면 근무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사측과 직원들간의 소통 부재를 문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근무제도의 효율성 등에 대한 평가도 없이 재택근무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사측 입장이 일방적으로 공유됐다는 것이다. 또 늘어난 임직원을 수용하기엔 비좁은 사무실 업무공간 부족 문제와 계열사 간 차별 문제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카카오 근무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워라밸이 유일한 장점이나 사라지려 하는 회사", "경영진의 무능력과 욕심, 소통하는 척하나 실제로는 일방통보식 업무 진행"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이는 카카오가 사무실 근무제로의 전환을 예고한 것과 맞물리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지난해 발생한 판교 C&C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수습이 한창인 가운데 당분간 내부 임직원 달래기에도 진땀을 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해 음성채널 연결과 주 1회 오프라인 회의를 의무화하는 '메타버스 근무제' 적용 과정에서도 내부 반발로 인해 일부 제도를 재검토한 바 있다.

한편 카카오 등의 주요 IT 기업의 '재택근무 철회' 바람으로 국내 기업의 재택근무제 전환 움직임도 사그라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엔씨소프트나 넥슨, 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도 임직원 소통의 부재를 이유로 전사 출근제로 복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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