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조현선 기자]크래프톤이 지난해 출시한 PC·콘솔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저조한 초반 성적이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증권가들이 예상 성적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대다수가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크래프톤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12월 2일 출시한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판매 부진을 겪고 있어서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크래프톤이 지난 3년간 총 2000억원을 투입해 공들인 신작이다. 출시에 앞서 지스타에 출품했을 당시 큰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막상 출시 직후에는 PC 모드의 화면 끊김 및 스터터링(프레임 하락) 현상 등 최적화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개발진은 출시 다음날인 같은달 3일께 긴급 패치를 제공해 해당 문제를 개선했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패치 제공 이후인 지난달 5일 기준 글로벌 PC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국내 매출 순위는 46위로, 출시 당일 1위까지 올랐다가 약 사흘 만에 급락한 성적이다.

게이머들의 평가 자체도 갈리는 분위기다. 그래픽과 타격감 등은 뛰어나지만, 스토리가 지나치게 짧다는 의견이다. 반복되는 전투 등 스테이지 구성 역시 단순해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평을 내놨다. 실질적인 전작으로 꼽히는 '데드 스페이스'를 기대했던 유저들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실제로 일부 유저들은 "패치 적용 후 훨씬 더 좋아졌고, 그래픽·사운드는 정말 훌륭하다"면서도 "스토리가 진부하고, 전투는 반복적이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게임이지만 정가에 구매하긴 아깝다", "개발자들은 게임 대신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라"라는 혹평을 내놨다. 반면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있는 그대로 아릅답다. 데드 스페이스의 개발자가 만들었을 뿐, 데드 스페이스를 기대하면 안 된다"며 두둔하고 나서기도 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이날 기준 스팀에서 이용자 2만252명으로부터 '복합적(긍정평가 61%)'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증권가는 크래프톤의 성적을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삼성증권은 이달 초 매출 순위를 고려할 때 올해 누적 200만 장 판매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한국투자증권도 전날 누적 판매량 추정치를 400만 장에서 210만 장으로 하향했다.

신작의 부진으로 크래프톤의 2023년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크래프톤의 주가를 17만원으로 조정하고, 올해 영업이익도 5874억에 그칠 것으로 봤다. 전년 대비 13%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이번 신작 부진이 장기적으로는 향후 출시될 신작의 흥행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다.

한편 크래프톤은 업데이트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내달 7일 신규 게임 모드와 캐릭터 의상을 업데이트하고, 여름 추가 스토리를 담은 유료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를 출시할 예정이다. 증권가 역시 DLC를 통한 추가 매출로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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