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가정집에서 가스보일러가 가동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가정집에서 가스보일러가 가동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25평 규모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박상철(61) 씨는 지난달 100만원의 관리비 고지서를 받아들었다. 한겨울 기준 70만원선의 관리비가 갑자기 30만원가량 오른 것이다. 대폭 오른 난방비 폭탄을 피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이 최강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크게 오른 난방비에 곳곳에서 곡소리가 나온다. 사용량은 그대로인데도 체감 난방비는 두배 이상 올랐다는 한탄이 즐비하다. 

이처럼 난방비 부담이 커진 것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 여파로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되는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LNG 가격은 MMBtu(열량 단위)당 34.24달러로, 전년(15.04달러) 대비 128% 올랐다.

가스공사의 요금 인상 결정도 한 몫 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2020년 7월 이후 지난해 4월까지 20개월간 가스요금을 동결한 바 있다. 그러나 적자가 지속되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4차례에 걸쳐 가스요금을 1MJ(메가줄)당 5.47원, 약 38% 인상했다. 

문제는 새해부터 전기요금이 9.5% 오른 것도 모자라 도시가스요금이 2분기도 큰 폭으로 추가 인상된다는 것이다. 서울시도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기본요금을 4월부터 300원~400원 인상하는 것을 두고 논의 중으로 알려져 서민들의 가계 부담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서민과 자영업자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공요금 인상까지 겹치자 곡소리가 절로 난다는 것이다. 이들은 난방비 절약을 위해 △문풍지 붙이기 △난방텐트 구입 △보일러 예약으로 가동 등의 다양한 팁을 공유하고 나섰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난방비가 무섭다는 글들이 다수 게재됐다. 해당 커뮤니티에 따르면 "전기세·가스세·교통비 아주 날 죽이려 한다", "가스비가 생전 처음보는 앞자리다", "가게보다 집이 더 많이 나왔다", "사용량은 작년보다 70% 내려갔는데 가스비는 2만원 더 나왔다" 등이라고 말했다.

일반 서민 피해도 크다. 신혼부부 주상원(29)씨는 최근 난방비를 아끼고자 다이소에서 문풍지와 단열 뽁뽁이를 구매했다. 주 씨는 "아내와 단 둘이 거주하는데도 지난달 도시가스요금이 14만원 나왔다"며 "뽁뽁이를 거실부터 주방·안방 등에 붙이긴 했는데 다음 달 고지되는 난방비가 벌써부터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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