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커뮤니티·네이버 카페 등에 올라온 12월분 관리비 고지서·도시가스요금. [사진=온라인커뮤니티·네이버 블로그 등]
온라인커뮤니티·네이버 카페 등에 올라온 12월분 관리비 고지서·도시가스요금. [사진=온라인커뮤니티·네이버 블로그 등]

[뉴시안= 박은정 기자]"다들 이번달 관리비 얼마 나오셨나요. 2인 가족 사는 아파트에 이번달 관리비가 55만원 입니다. 난방비만 해도 36만원이에요. 너무 이상해서 관리소 통해 문의했더니 '쓴 만큼 나온 것'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네요."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배민상(34) 씨는 지난해 12월 아파트 관리비 명세서를 받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32평대 아파트에서 아내와 단 둘이 살고 있지만 이번달 관리비가 30만원 후반대에 달했다. 그동안 배 씨 부부 세대의 관리비는 20만원 중반대에 불과했다.

정부가 난방비 추가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배 씨 부부의 걱정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배 씨는 "정부가 난방비를 더 높일 것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관리비만 얼마를 더 내야할 지 막막하다"며 "그냥 얼어 죽으라는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최근 도시가스 요금 인상에 이어 역대 최강 수준의 한파까지 몰아치면서 국민들의 '난방비 폭탄'이 현실화됐다. 지역 맘카페와 온라인커뮤니티 등에는 '요즘 아파트 관리비 근황', '관리비 인증' 등의 제목으로 평년 대비 관리비가 10만원 이상 올랐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12월 관리비가 64만원 나온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했다. 그러면서 "이제 조명도 하나만 키고 안 쓰는 전자기기들을 꺼 놓고 생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초보 자취생 20대 김민아(27·가명) 씨는 "이전까지만 해도 1~2만원 수준의 전기요금을 냈었는데 1월달에는 6만6000원이 나왔다"며 "겨울이라 워낙 건조해 제습기를 하루 종일 켜놨는데 이제 습할 때만 켜놓고 전자제품 사용을 조절해야 할 것 같다"고 한탄했다. 

이 외에도 누리꾼들은 "여기서 더 어떻게 아껴야 하느냐", "관리비 나올 때마다 손 떨린다", "다음달에는 또 얼마나 나올까", "월급도 조금 밖에 안 올랐는데 관리비로 월급이 다 나가게 생겼다"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한 액화천연가스 가격 인상과 한국전력공사와 가스공사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요금을 인상해 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과 가스공사의 누적 적자와 미수금을 2026년까지 해소하기 위해 올해 전기요금은 kWh당 51.6원, 가스요금은 MJ당 최소 8.4~10.4원 인상해야 한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문제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취약계층마저 난방비 폭탄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산업부는 1일 '동절기 취약계층 보호 난방비 추가 지원 대책'을 발표해 모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 난방비 59만2000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여론은 날카롭다. 누리꾼들은 "차라리 올리지를 말아라", "지원책 만으로는 취약계층을 따뜻하게 해줄 수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 등 지탄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