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연내 택시면허 약 1000대 확보를 목표로 법인택시사 인수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카카오모빌리티가 연내 택시면허 약 1000대 확보를 목표로 법인택시사 인수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앱’의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회사 등이 운영하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57억원(잠정)을 부과했다.

과징금 부과액은 지난해 말까지의 잠정 매출액 기준이며, 2022년 결산 및 최종 심의일까지 추가 매출액 등을 반영하는 경우 변동될 수 있다. 

카카오T블루는 카카오모빌리티의 100%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대구·경북 외 지역)과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분을 투자한 디지티모빌리티(대구·경북 지역)가 운영하고 있다. 가맹택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플랫폼운송가맹사업자와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일반호출과 별개의 차별화된 가맹호출 등을 이용해 영업하는 택시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신의 가맹택시(카카오T블루) 수를 늘리기 위해 카카오T앱의 일반 중형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일반호출)에서 자신의 가맹택시 기사(가맹기사)를 우대하는 배차행위를 했다. 이는 승객이 가맹 여부와 상관없이 일반 중형택시를 부르는 호출로서 가맹기사와 비가맹기사 모두 운송 서비스 수행이 가능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9년 3월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현재까지 가맹기사에게 일반호출을 우선배차 하는 방법으로 콜을 몰아주거나 수익성이 낮은 1km미만 단거리 배차를 제외·축소하는 알고리즘을 은밀히 시행했다. 이로 인해 가맹기사의 운임 수입이 상대적으로 비가맹기사보다 높아졌고, 이는 비가맹기사가 가맹기사가 되려는 유인으로 작용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신의 가맹택시 수를 쉽게 증대시켰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반호출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자신의 가맹기사를 우대한 행위는 택시가맹 서비스 시장으로 그 지배력이 전이돼 시장의 경쟁을 제한했고, 이는 다시 일반호출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게 됐다.

실제로 택시가맹 서비스 시장에서 카카오T블루의 지배력이 크게 강화됐으며(가맹택시 점유율: 2019년 14.2%→ 2021년 73.7%), 가맹택시 모집이 어려워진 경쟁사업자들이 시장에서 배제될 우려도 발생했다. 카카오T블루의 일반호출 시장 지배력이 중개건수 점유율기준으로 지난 2019년 92.99%에서 2021년 94.46%로 확대됐고 이를 통해 승객의 호출 수수료, 기사의 앱 이용료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카카오T블루 택시는 카카오T앱 호출만을 전속적으로 수행해 카카오T블루 택시수가 증가하면 다시 카카오T앱에 고착화되는 승객과 기사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택시 일반호출 시장 및 택시가맹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촉진 및 공정한 거래질서가 확립되고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과 역동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 또 이번 시정조치로 콜 골라잡기 방지 등 택시 정책에 배치되지 않으면서도 기사들이 공정한 배차를 받게 되고, 다양한 택시가맹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면 반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의 배차로직은 가맹 우대가 아닌 ‘사용자 편익 증대’가 최우선 가치"라며 "배차수락률은 사용자 편익 증대를 위해 콜을 골라잡지 않도록 택시 기사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T는 가맹 택시 도입 이전부터 승차거부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배차수락률 요소를 도입하고 고려해 왔다. 자동배차 방식의 가맹택시가 도입되었다는 이유로 배차수락률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차별이라는 것은 오히려 승객들의 이동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가맹택시 도입 초기에 일시적으로 진행했던 테스트 내용을 근거로 가맹택시 우대를 판단했다"라며 "이는 일시적으로 시도해본 수십여 가지의 테스트 중 일부로, 현재의 배차방식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전 세계의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서비스 개선을 위해 알고리즘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있다. 알고리즘 변경마다 고지하지 않았다고 '몰래' 변경했다는 해석은 무리가 있다"며 "또한 알고리즘은 플랫폼 기업에 있어 중요한 영업 기밀이며, 지속적인 개선 작업의 세세한 과정을 공개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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