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조현선 기자]SK텔레콤의 T팩토리가 새 옷을 입었다.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사진 스튜디오로, 전시관으로. 또 카메라 렌탈점으로 변신했다. 2년여 만의 마스크 없는 '새 봄'을 맞이할 MZ세대를 정조준하고 나선 T팩토리에 다녀왔다. 

SK텔레콤은 자사 복합문화공간 T팩토리에서 ‘Just paused, 우리가 담긴 순간들’ 전시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봄 피크닉 시즌을 맞이해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 순간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고자 하는 MZ세대를 위해 기획됐다. SKT는 T팩토리를 △레트로(Retro) △플라워(Flowers) △레  이즈오브라이트(Rays of Light) △또 다른 나 등 4가지 컨셉의 스튜디오로 개편해 사진 촬영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 후지필름과의 협업을 통해 필름 카메라를 체험할 수도 있게 했다.

이날 방문한 T팩토리는 1층 전체가 스튜디오였다. 아날로그와 레트로 문화에 열광하는 MZ세대의 니즈를 제대로 저격했다는 의도를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소개된 '레트로' 스튜디오는 MZ세대에서 특히 인기를 끄는 Y2K·레트로 무드로 꾸며졌다. 엔틱한 쇼파와 고풍스러운 러그가 연남동의 소규모 카페를 떠올리게 했다. 다음은 플라워 스튜디오. 들풀, 야생화 등으로 꾸며져 마치 봄꽃을 보러 교외에 나들이 온 듯 했다.

고객들은 스튜디오에 입장한 이후 3분간 자유롭게 셀피 등을 촬영하다가, 이후 크루들이 스튜디오에 입장해 폴라로이드 사진을 촬영해 준다. 사진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에겐 자연스러운 '포즈'를 권유하는 점도 즐거웠다. 각 스튜디오마다 카메라 거치대를 마련해 1인 고객부터 단체 고객까지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한 점도 눈에 띄었다. 

다음은 레  이즈오브라이트 스튜디오. 다양한 색의 조명으로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요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핫한 조명을 활용한 스튜디오 연출이 인기를 끌 것 같았다. 역시 고객들이 '셀프' 촬영할 수 있도록 유선 리모컨이 마련돼 있어 감성 그 자체인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촬영된 사진은 크루들이 메일로 전송해 준다. 고객들은 원본을 받아 자유롭게 보정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나' 스튜디오는 자신의 모습이 아날로그 TV화면에 송출되는 미디어 아트 컨셉으로 꾸며졌다. 고객들은 흑백·컬러 등을 선택해 사진을 촬영하고, 기록하기를 좋아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4분할 사진을 얻어갈 수도 있다. '인생○컷'과 다른 점은 맘에 들지 않는다면 주어진 시간을 활용해 얼마든지 다시 찍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방문한 김이레(25) 씨 일행은 "먼저 다녀온 친구가 좋다길래 따라왔다. 네 공간을 통틀어 사진만 서른 장을 넘게 건진 것 같다. 특히 레트로 감성으로 꾸며진 공간이 제일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켠엔 한기재 작가(활동명: Hanfolk)의 작품을 마련해 뒀다. 또 유명 사진 작가의 사진 클래스를 진행하는 등 작가들의 작업 방식을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T팩토리를 방문한 것 뿐인데도 스튜디오와 전시회, 사진 클래스까지 두루 둘러본 듯 했다. 

또 필름 카메라·캠코더·디지털 카메라 등 다양한 빈티지 카메라 대여 코너도 마련됐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빈티지 카메라를 대여해 홍대·연남동 부근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디카 감성'으로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촬영한 필름을 현상/스캔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활용도도 높다. 

기자에게는 실제로 사용했던 카메라가 '빈티지 카메라'가 되어 전시된 모습을 보고 감회가 새로웠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누군가에게는 '옛날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이외에도 애플·삼성전자 등 주요 제조사의 대표 서비스와 상품과 SK ICT 패밀리사들의 핵심 서비스를 전시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들을 위한 ‘0(영) 스테이지’ 등을 통해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등 그야말로 하나의 놀이터로 불릴 만 했다. 

결정적으로, 이 모든 게 무료로 제공된다. 쇼핑과 취미생활로 얇아진 이들의 지갑을 백번 생각한 결과다. 스튜디오 렌탈 등 번거로운 과정 없이도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접할 수 있었던 독특한 콘셉트의 스튜디오를 무료 제공한다는 점이 강력한 메리트였다. 

본인도 MZ세대라고 소개한 권유진(23) 크루는 "여기서 일을 하는 입장이지만 이용객으로 방문해도 너무 좋은 곳"이라며 "무료로, 원하는 만큼 '인생○컷'도 찍을 수 있고, 원하면 프로필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원본으로 보내주니 보정이야 집에 가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영은(22) 크루 역시 "나도 그렇고 친구들도 평소에 사진 찍으러 많이 다닌다"며 "내 또래라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곳 같다. 주말엔 고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특히 투어를 진행하는 내내 스튜디오를 포함해 T팩토리 전반에서 느껴지는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웃음기 가득한 크루들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덩달아 즐거워졌다. 그들의 웃음이 싱그러운 봄 그 자체였다. 

한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T팩토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별도의 예약 없이 입장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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