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KT 이스트 사옥 앞에 KT 로고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종로구 KT 이스트 사옥 앞에 KT 로고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KT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자투표가 시작됐다. 차기 대표이사직을 두고 소액 주주 등의 '표 대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최종 참여율에 관심이 쏠린다. 소액주주와 외국인의 표가 가·부를 나눌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오는 30일 오후 5시까지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주주총회 전자투표를 진행한다.

이번 주총의 핵심 안건은 대표이사 선임 건이다. 앞서 KT 이사회는 두 번의 재공모를 거쳐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단독 후보자로 추천했다. 후보 선정을 두고 몰아치는 외풍에 결국 정면 돌파를 택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KT 차기 대표 선임 이후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사실상 답은 정해져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대통령실과 여당 등이 KT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부정적 발언을 쏟아낸 데다, 국민연금이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위치에 있는 탓이다.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도 중요 안건은 대주주의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국민연금과 뜻을 같이 하겠다고 KT 측에 전달했다. 국민연금이 현대차(7.64%)·현대모비스(9.33%)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인 만큼 대주주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3대 주주인 신한은행(5.58%)역시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8.22%)인 만큼 그에 맞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소액 주주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최근 국민연금 등이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 개입하면서 회사의 주가가 급락했고, 국민연금이 최근 KT 지분을 대거 처분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이른바 '개미' 주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이들은 KT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서 연이은 정치권의 개입을 비판하고 나선 데 이어 지난달 25일에는 네이버 카페를 결성해 집결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KT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57.36%에 이른다. 윤 후보 역시 주총 투표에서 부결될 경우 KT의 경영 공백으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소액주주들의 주가 방어 심리가 정반대의 답을 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외국인 표의 향방도 주목해야 한다. 외국인 역시 KT와 같은 기업에 정치권의 입김으로 주가가 오르내리는 점에 대해 비판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투자사 사이에서는 ‘거버먼트 리스크’란 표현도 나온다.

한편 KT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주총에서 안건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출석 주주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 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