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일본 교세라 돔 오사카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 WBC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 7회말 한국 교체투수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일 일본 교세라 돔 오사카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 WBC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 7회말 한국 교체투수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지난 8일 개막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23 대회에 출전한 20개국 600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화제를 모았던 선수는 한국의 이정후(24, 키움히어로즈)였다.  

엠엘빗닷컴에서는 이정후 대 2022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28년 만에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160km의 총강속구를 던지는 사사키 로키(21, 지바 롯데 마린스)의 맞대결을 ‘12개 이벤트’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했다.

이정후는 2022시즌 한국프로야구에서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193안타,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를 기록했다. 덕분에 타격 5관왕(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과 함께 KBO리그 MVP를 수상했다. 그는 2023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이정후에게 WBC는 사실상 '쇼 케이스'였다. 이정후는 1라운드에 0.429의 타율로 제몫을 톡톡히 했고, 4대13으로 대패를 당한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4타수2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한국프로야구의 전설인 이종범의 아들이다. 그는 스피드와 빠른 스윙으로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엠엘비닷컴 역시 "이종범과 이정후는 아버지와 아들로서 유일하게 WBC에 출전한 선수"라고 소개 하기도 했다.

이종범은 2006년 1회 WBC 대회에서 한국 WBC 대표팀 주장을 맡아 팀 내 최고 타율(0.400), 최다 안타(10개)를 기록하며 대회 올스타에 선정됐었다. 2라운드 일본전 0-0으로 맞선 8회 1사 2, 3루에서 좌중간 2루타를 터트려 한국 팀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다.

그러나 ‘이종범家’에게도 시련이 있었다. 지난 1월 이종범의 딸이자 이정후의 여동생인 이가현 씨가 고우석 투수(24, LG트윈스)와 웨딩마치를 올렸다. 

이종범은 MBC 야구해설위원, 아들 이정후는 국가대표 3번 타자, 사위 고우석은 국가대표 마무리로 참가했다. 이번 WBC 대회에만 세 명의 가족이 참여한 셈이다.

그러나 고우석은 대회 직전 연습경기를 할 때 목 부상을 호소 해 한국 선수단에 비상을 걸리게 했다. 고우석은 키 177cm로 패스트볼 평균 153km, 최고구속 158km에 슬라이더·커터·너클 커브를 섞어 던지는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지난 시즌 4승2패 42세이브(1.48)로 세이브 왕을 차지했었다.

고우석은 개인적으로도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이 노메달에 그칠 때 ‘베이스볼 커버 실수’로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른 것을 만회해야 했었다.

그러나 고우석은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만약 고우석이 정상적인 컨디션이었다면 호주 전 2이닝, 일본전 1이닝 정도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고, 한국 팀의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