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023 B조 체코와 대한민국의 경기, 7:3으로 승리한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023 B조 체코와 대한민국의 경기, 7:3으로 승리한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지난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일본대표팀 주장 스즈키 이치로(당시 시애틀 매리너스)의 망언이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앞으로 30년 동안 (한국야구가)일본야구를 이기지 못하게끔 하고 싶다”며 한국을 자극한 바 있다.

일본은 1회 WBC 대회 뿐 만 아니라 2009년 2회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3·4회 대회에서 도 모두 3위를 차지해 한국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번 5회 대회에서도 일본은 B조 1라운드에서 한국을 13대4로 크게 이기고 4전 전승으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반면 한국은 3회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2015년 프리미어 12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반면 일본은 프리미어12, 아시안게임 등에 실질적인 국가대표팀을 내보내지 않고 있다.

프리미어12는 2011년 폐지된 야구월드컵을 대체하는 대회로 세계야구소프트볼 총연맹이 개최한다. 다만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지 않아 사실상 B급대회로도 꼽힌다. 2019년 2회 대회는 일본이 우승을 차지했고, 3회 대회는 2024년에 열린다.

한국은 아시안게임에 ‘병역특혜’가 걸린 만큼 메이저리거와 프로선수들을 총동원하는 반면 일본은 사회인 야구 선수들을 내보낸다.

이치로의 호언대로 2006년 1회 WBC 대회이후 한국야구는 일본을 상대로 예선에서 한두 경기 정도는 이겼지만 대회 전체로는 이번 대회까지 17년 동안 한 번도 앞서지 못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당분간 일본을 이기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야구의 근간을 이루는 고교야구가 60개 팀을 겨우 넘는 반면, 일본은 4000개가 넘는 고교야구팀이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 고교야구에는 160km 안팎의 초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이 무려 40명이 넘고, 그 가운데 10여명은 당장 프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제구력까지 갖췄다고 한다.

한국야구는 이번 5회 WBC 대회를 끝으로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막내였던 김광현과 김현수가 각각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세대 교체에 접어들었다.

‘일본 킬러’ 김광현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총 17경기에 등판해 5승4패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최다 이닝을 투구했고, 최다승 타이기록을 갖고 있다.

2015 프리미어12 최우수선수(MVP) 출신의 김현수는 태극마크를 달고 개인 역대 최다 경기 출전(62경기), 최다 안타(77개)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대표팀 통산 타율은 0.353이다. 2021 도쿄올픽 등 대표팀 4회 연속 주장을 맡기도 했었다.

이외에도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도 사실상 국가대표로 활약하기 어렵고, 양현종, 박병호, 최정 등도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마운드는 구창모(NC 다이노스),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이의리(기아 타이거즈), 고우석(LG 트윈스), 조상우(군 입대) 타선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강백호(kt 위즈) 등이 이끌어야 한다.

이에 대해 이정후 선수의 지적도 참고해야 한다. 그는 “태극마크가 달린 대표 팀 유니폼을 입으면 분명 다르다. 한국도 정기적으로 대표 팀을 소집하고, 친선 경기를 치르면서 큰 경기를 미리 경험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국제대회가 있을 때만 대표팀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일본은 국가대표팀(사무라이 재팬)을 정기적으로 소집한다. WBC 등 국제 대회에서 첫 경기를 치르는 탓에 긴장한 젊은 선수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다. 

2026년 있을 WBC 대회에 대비해 일찌감치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하고, 프리미어12 및 아시안 게임 등에 출전하며 평가전을 치르면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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