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조현선 기자]이른바 '미니 이지스함'으로 통하는 해군의 최신형 호위함 개발사업인 '울산급 배치3(BATCH-Ⅲ)'의 마지막·후속 모델 2척에 대한 수주전에서 한화그룹이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관건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합결합심사 결과에 달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올 상반기 울산급 배치3 2척을 발주할 예정인 가운데, 조선업체의 수주 경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한화그룹 품에 안긴 대우조선해양이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히는 가운데 HD현대그룹 계열 현대중공업의 존재감도 강력하다.

울산급 배치3 사업은 해군이 3500t급 최신형 호위함 6척을 건조, 기존 노후된 호위함과 초계함을 대체하기 위해 추진됐다. 길이 130m, 최대 30노트(시속 55㎞) 속력을 낼 수 있고 대공방어 능력과 대잠수함 탐지 능력까지 갖췄다. 여기에 중저속 전기 추진 방식과 고속 항해용 가스터빈 추진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복합식) 추진체계도 갖춰 '미니 이지스함'으로 통한다.

6척 중 선도함(1번함)은 현대중공업이 2020년 3월 일찌감치 4000억원에 수주했다. 이 함정은 현재 건조 중으로 내년에 정식 인도된다. 2번함과 3·4번함은 지난해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가 사업을 따냈다. SK오션플랜트는 1척당 수주 금액을 3300억~3500억원에 책정해 '저가 수주' 논란이 일기도 했다. SK오션플랜트는 원가 보전 전략을 통해 하청 및 협력 업체들과 이 호위함을 제때 건조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배치3 사업의 5·6번함의 발주를 앞둔 만큼 수주전의 주인공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방위사업청은 이번 호위함 수주전이 전과 같은 저가 논란에 휘말리기를 원치 않는 만큼 가격 못지 않게 기술력 등이 중요한 평가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방위사업청은 올해 호위함 입찰부터 기술평가 점수를 이전보다 더 높였다. 선도함 건조로 경험을 쌓은 현대중공업이 최소 8000억원대로 예상되는 후속함 수주 경쟁에서도 일단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이유로 최근 한화그룹 품에 안긴 대우조선해양이 의외의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특유의 기술력을 앞세워 해군 특수함 건조 경험을 확보한 데다, 한화그룹 계열사로서 수주전에 참가한다면 경쟁력을 대거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가 계속 늦어지고 있어서다. 이번 인수가 글로벌 조선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만큼 한국 외에도 중국·일본·미국·EU 등 해외 국가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정작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를 지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글로벌 국가의 심사는 대부분 마무리됐으며 EU만이 오는 4월 18일 잠정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에 공정위 관계자는 "HD현대에서 제기한 한화그룹의 군수산업 수직 계열화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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