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박은정 기자］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졌던 결혼식 수요가 몰려들면서 혼수시장이 뜨겁다. 특히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시대 속에서도 MZ새대 예비 신혼부부들은 일반적인 혼수품이 아닌 비싸더라도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가심비' 제품에 주목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집에서도 건강을 챙길 수 있는 헬스케어 가전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심플한 디자인으로 집안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고 척추 관리를 할 수 있는 세라젬 안마의자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안마의자는 '부모님 선물'이라는 인식이 많아졌지만 MZ세대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오는 5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김소원 씨는 "축의금을 받게 되면 안마의자를 사려고 한다"며 "퇴근하면 몸이 많이 붓는데 안마의자를 두면 남편과 함께 몸 관리를 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예단으로 안마의자를 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세라젬 카페 직영 체험매장인 웰카페 관계자는 "최근 안마의자를 혼수나 예단용으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을뿐 아니라 온 가족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예비 신혼부부들의 커뮤니티 '다이렉트 결혼하기' 네이버 카페에는 예단으로 안마의자를 구매했다는 글도 쉽게 볼 수 있다. 한 예비신부는 "예단으로 이불·화장품 많이 한다고 하는데 시부모님이 허리가 안 좋으셔서 안마의자를 구매했다"고 했다.

MZ세대 예비 신혼부부에게 혼수품의 핵심은 '편리성'이다. 결혼하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의류·신발을 위해 '슈드레서', '에어드레서'도 필수 혼수품으로 등극했다. 그동안은 동네에 있는 세탁업체에 패딩·운동화 등을 맡겼다면 이제는 집에서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슈드레서와 에어드레서 판매 초기만 해도 '이런 걸 집에 둬야하나'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편리하다는 후기가 많아지면서 혼수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또 음식물처리기에 대한 수요도 크다.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이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조금만 늦게 처리해도 냄새가 나고 벌레가 생기기 때문이다. 바쁜 출근길, 그리고 퇴근한 이후 귀찮은 몸을 일으켜 음식물을 처리하는 것 조차 맞벌이 신혼부부에게는 귀찮은 부분이다. 

이에 최근에는 음식물쓰레기를 고온 건조·분쇄해 부피를 줄여주거나, 미생물을 이용해 분해하는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친환경적이며 냄새·부피·번거로움 등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한 것이다. 

혼수로 음식물처리기를 구매한 권유나 씨는 "음식물처리기 안 샀으면 진짜 후회할 뻔 했다"며 "음식 해 먹을 때마다 조금씩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매 번 버리러 갔을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때 부유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금고도 혼수품으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나타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2021년 발표한 금고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같은해 1월부터 6월까지 금고 누적 매출액이 2020년 동기간 대비 52.8% 증가한 것이다. 금고에도 위치 추적 등의 기능이 결합되면서 인테리어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신혼부부들은 '한 번 쓰고 제대로 써야 한다'라는 인식이 있어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인기가 꾸준히 많다"며 "웨딩시즌이 다가온 만큼 백화점·마트·이커머스 등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할인 혜택을 잘 살펴보고 구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