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5. (사진=갤럭시 언팩 2022 캡쳐)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5. (사진=갤럭시 언팩 2022 캡쳐)

[뉴시안= 조현선 기자]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내 기본 검색 엔진을 기존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워치OS를 계기로 끈끈해졌던 양사의 분열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18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MS의 빙을 갤럭시의 기본 검색 엔진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빙은 오픈AI의 챗GPT를 적용, 검색 능력이 대폭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 앱으로 구글을 이용해 왔다. 이를 위해 구글에 지급하는 금액만 매년 약 30억 달러(약 3조9200억원)에 달한다. 구글 입장에서는 위협적이다. 모바일 부문 핵심 고객인 삼성전자의 이탈을 시작으로 검색 사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기존 검색엔진 시장에서 MS의 빙은 존재감이 희미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글로벌 검색엔진 시장에서 구글은 점유율 93.18%로 압도적 1위다. 2위인 빙은 2.87%에 그친다. 모바일 검색 엔진의 경우 구글 96.6%, 빙 0.45%로 더욱 압도적이다.

그러나 빙은 지난 2월 챗GPT 기반의 인공지능(AI) 모델 결합을 기점으로 이용자를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에 구글도 방어태세에 나섰다. AI 기반 검색 기능 도입을 위한 '마기(Magi) 프로젝트'를 시동, 기존 검색 결과와 AI 답변을 합쳐서 보여주는 검색엔진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빙은 이같은 형태의 검색 기능을 이미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구글이 스마트폰 '픽셀7' 시리즈와 스마트워치 '픽셀워치'를 공개, 하드웨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양사의 관계는 경쟁자 구도가 본격화됐다. 특히 구글의 하드웨어 타겟이 삼성전자의 핵심 시장인 미국과 유럽을 향하는 점도 불을 붙였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해 4분기 전세계 웨어러블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 샤오미, 화웨이 등을 모두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구글은 지난해 4분기에만 88만대의 픽셀워치를 출하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 '픽셀 폴드'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부에서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애플 57%, 삼성전자 20%, 레노버 6%, 구글 5% 순이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도 3%가량 하락했다. 이날 알파벳은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2.78% 하락한 106.42달러(약 1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전일 대비 1%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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