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휘날리는 삼성 社旗. [사진=뉴시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휘날리는 삼성 社旗.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고꾸라졌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침체로 반도체(DS) 부문의 적자 전환 폭이 컸지만 스마트폰 사업부의 매출 호조로 전체 적자는 가까스로 면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은 63조7454억원, 영업이익은 640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1%, 영업이익은 95.5%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및 경기둔화 우려로 전반적인 구매심리가 위축돼 매출이 감소하고, 수요 부진으로 부품사업 이익이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로는 반도체(DS) 부문의 영업손실이 4조5800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8조4500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도 반토막이다. DS부문의 1분기 매출은 13조7300억원으로, 전년 동기(26조8700억원) 대비 48.9% 감소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라 수요가 급감하며 전년 대비 56% 감소한 8조9200억원에 그쳤다. 구체적으로는 D램의 경우 서버 등 고객사 재고 보유가 많아 수요가 부진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D램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돌입한 상태다. 

다만 낸드플래시의 경우 서버 및 스토리지의 수요 약세에도 불구,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비트 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LSI도 모바일, TV 등 주요 응용처의 수요 부진에 따라 △시스템온칩(SoC) △센서 △DDI(Display Driver IC,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 주요 제품 수요 급감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도 피해가지 못했다. 올해 1분기 원화가 달러화, 유로화 및 대부분 신흥국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낸 가운데, 달러화 영향이 큰 부품사업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7000억원 수준의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의 극심한 부진에도 스마트폰 사업부의 매출 호조로 수익성 둔화를 상쇄했다.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의 1분기 매출은 46조2200억원, 영업이익은 4조2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줄었으나 전반적인 수요 침체 상황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세부 사업부별로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 경험) 사업부가 스마트폰 시장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S23 시리즈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 수익률이 두 자릿 수 회복세를 보였다. 또 갤럭시A 시리즈와 태블릿PC 등 모바일 디바이스의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돼 실적에 기여했다. 반면 네트워크는 북미, 서남아 등 주요 해외 시장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했고, TV 등 VD(영상가전)도 시장 비수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의 직격탄을 맞았다. 생활가전도 수요 부진과 비용 부담이 지속돼 전 분기 수준의 실적에 머물렀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시장 위축으로 실적이 하락했으나 폴더블 모델 확대, 플래그십 판매 호조로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시장 주도권을 유지했다. 대형 패널은 QD-OLED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적자 폭이 완화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실적 악화에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기조는 이어갔다. 지난 1분기 시설투자액은 10조7000억원으로, 동분기 최대치다. 전년 동기(7조9000억원)보다도 35.4% 증가했다. 연구개발(R&D) 투자비도 6조58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 시설 투자 금액의 91%가량이 집중 투입됐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같은 기간 7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줄어, 중소형 모듈 보완과 인프라 투자가 집행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해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며,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프라 및 R&D 투자 비중은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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