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온라인 몰 'KT샵' 내 마련된 '리패키징' 기획전.  [캡쳐=조현선 기자]
KT 온라인 몰 'KT샵' 내 마련된 '리패키징' 기획전.  [캡쳐=조현선 기자]

[뉴시안= 조현선 기자]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고가의 새 폰 대신 리퍼(리퍼비시)폰을 선호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선두 사업자는 애플로, 리퍼폰과 신품 판매량 합산 시 시장 1위인 삼성과 대등해진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리퍼폰 시장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시장이 12% 마이너스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리퍼폰이란 고장 제품을 수리한 제품에서 확대돼 소비자가 단순 변심해 반품하거나, 매장 전시품 등을 재포장해 재판매하는 제품을 말한다. 사용에 문제가 없는데도 가격이 신품 대비 최대 50%가량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품과 유사한 품질의 제품을 최대 반값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 불황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리퍼폰 시장은 4년 연속 성장하고 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필요로 하지만, 가격에 부담을 느껴 외관상 흠집이나 개통 이력이 있는 중고 리퍼폰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겠다는 '가성비' 소비 성향이 짙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의 성능이 고도화된 점도 리퍼폰 구매를 이끌고 있다. 과거와 달리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디바이스 오작동을 막을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하고, 출시 후에도 꾸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해 기기의 최고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존 중고폰과는 다르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도 리퍼폰 판매에 앞다퉈 동참하고 있다.

KT는 자사 온라인 몰 'KT샵'에서 '리패키징' 기획전을 마련, 아이폰 리퍼폰 판매를 진행 중이다. 대리점에서 개통 후 14일 이내에 개통 취소 등으로 반품된 제품을 검수해 판매하며, 정식 수리도 가능하다. 현재 아이폰SE 64GB 기준 정상 출고가(53만9000원) 대비 58% 저렴한 22만6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외에도 리퍼폰 전문 업체도 늘어나며 1년 이상 무상수리 보증 혜택 등을 내걸고 고객 유치에 나섰다.

주요 제조사별로는 애플이 강세다. 지난해 리퍼폰 시장에서 애플이 49%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4% 포인트 오른 수치다. 특히 청소년과 생애 첫 아이폰 사용자들이 입문용 기기로 리퍼 아이폰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리퍼폰의 인기에 힘입어 애플은 지난해 신품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8%을 확보한 데 이어 리퍼폰 판매량을 합산할 경우 22%대로 삼성전자와 대등해진다.

한편 최근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리퍼폰 시장 규모는 2031년 1459억달러(193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11.3%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신제품과 품질은 유사한데 가격이 절반 수준인 리퍼폰이 인기급상승중이다. 아이폰이 리퍼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이폰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스마트폰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신제품과 품질은 유사한데 가격이 절반 수준인 리퍼폰이 인기급상승중이다. 아이폰이 리퍼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이폰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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