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가상현실(VR) 헤드셋 [사진=메타]

[뉴시안= 조현선 기자]메타가 차세대 가상현실(VR) 헤드셋을 공개했다. 지난 2020년 메타 퀘스트2 출시 이후 약 3년 만의 신제품이다. 당초 메타가 리드하던 VR 기기 시장에 애플의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자 한 발 빠르게 신제품을 선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타는 오는 9월 27일 신제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한다. 올 가을 출시 예정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최고경영자)는 1일(현지시각)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메타 퀘스트3'을 공개했다.

저커버그 CEO에 따르면 메타 퀘스트3은 전작 대비 40% 얇아져 더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미국 퀄컴의 차세대 칩셋을 사용해 2배 더 강력한 그래픽 성능을 제공하며, 3대 이상의 카메라를 기기 전면에 장착해 더 실감나는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고해상도의 컬러 MR을 갖춘 최초의 헤드셋이라는 자평이다. 기존 VR 헤드셋 착용시 바깥을 볼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면 퀘스트3은 헤드셋 밖의 현실도 일정 부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신 햅틱 컨트롤러에 달려 있던 트래킹 링은 사라지면서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메타 퀘스트3의 출시가는 499달러(약 66만원)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이전 제품의 출시가격이 299달러(약 39만원)로 출발, 지난해 8월 399달러(약 52만원)로 인상된 점을 고려하면 큰 인상폭이다. 

업계에서는 저커버그 CEO의 메타 퀘스트3 공개가 애플의 첫 MR 헤드셋 공개를 코앞에 둔 시점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메타가 약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의 공개를 서두른 것은 애플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메타는 기존 MR 기기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히지만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메타 내에서 VR·MR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은 지난 1분기 39억90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애플은 오는 5일부터 '연례 개발자 회의(WWDC) 2023'을 개최하고, 자사 최초의 MR헤드셋 '리얼리티 프로(가칭)'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과거 애플은 WWDC에서 OS(운영체제)와 같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내용을 소개해 온 바 있다.

애플 MR 헤드셋의 가격이 3000달러(약 395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양사의 마케팅 전략에 확연한 차이를 예고했다. 메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지속적으로 리드해 나가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반면, 애플은 일반 대중이 아닌 전문가를 주요 타깃을 삼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저커버그 CEO는 "메타 퀘스트3은 단독 기기로 가상현실과 혼합현실(MR)을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메타 퀘스트2의 전체 라이브러리와 호환되며 향후 더 많은 타이틀이 출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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