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8일 '전세제도의 구조적 리스크 점검과 정책 제언'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픽=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뉴시안= 이승민 기자]최근 전세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악용한 전세사기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제도의 근본적인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세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감안하면 향후 주택경기 위축기마다 전세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8일 발표한 '전세제도의 구조적 리스크 점검과 정책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제도는 구조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한국 임대차시장에서 주된 임차 유형으로 지속적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전세사기 방지도 중요하나  향후 발생할 역전세로 인한 부작용 역시 매우 광범위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세가격은 2022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며 최근 1년간 8.8%의 높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이 11.7%로 크게 하락했고, 비수도권에서는 대구가 12.7%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전세제도의 구조적 문제점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개선 방안 마련을 통해 안정적인 임대차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 전세시장 불안과 관련된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전세사기 방지와 피해자 지원을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나, 주로 피해자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전세제도는 사적 금융을 활용한 주택구입 수단으로 역할을 해왔으나, 주택경기 호황기의 투자행위가 주택경기 침체 시 임차인의 전세보증금 반환 및 손실로 확대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전세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매매전세비가 높은 주택(70% 이상)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 등 금융 시스템 및 보증보험 강화, △세금 체납 중개업소의 임대인 정보 확인 의무화 등 전세거래 안전성 확보, △기업형 임대사업 확대와 기업형 중개 시스템과 플랫폼 마련 등 기업형 임대사업자 및 중개기관 활성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근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전세보증금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으며, 2022년 말 기준 약 900조~1,000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대 김세직 교수는 "2020년 말 기준 전세보증금 규모를 약 850조 억 원으로 추정했는데, 주택 유형별 전세보증금 추정치에 전세가격 상승률을 곱해서 추산해보면 2022년 전세보증금은 약 900조 원 규모"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그동안 전세자금대출은 서민을 위한 중요한 주거금융 수단으로 주택구매 전인 실수요자들의 주거안정에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지만, 전세자금대출을 통해 세입자가 동원가능한 자금 규모가 커지면서 전세가격 상승 및 투자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과도한 지원에 대한 부작용도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민석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박사는 "주택경기 침체 시 발생가능한 전세시장의 리스크 억제를 위해 정책적 지원뿐 아니라 규제 또한 명확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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