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로밍 요금 할인 프로모션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통신업계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로밍 요금 할인 프로모션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정부의 로밍요금 인하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통신업계의 해외 로밍 프로모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기존 국내 이동통신3사와 더불어 알뜰폰(MVNO) 사업자까지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로밍 요금제란 일정 요금을 지불하면 유심(USIM) 등의 교체 없이 한국에서 이용하던 통화·데이터를 해외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그러나 국내 통신사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비싸다. 이른바 '와이파이 도시락' 등으로 불리는 와이파이 라우터는 로밍보다 저렴하고, 데이터를 일행과 공유할 수 있지만 별도 단말기를 소지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현지 통신사의 유심을 구매할 경우 저렴한 가격에 많은 데이터를 쓸 수 있지만 '010'으로 오는 문자나 전화를 수신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 기준 해외 방문자들 중 국내 통신사 로밍 이용(36.1%) 비중이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하늘길이 열리면서 해외여행객 수요가 폭증한 점도 자연스레 로밍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된 이유다. 

이에 국내 이동통신3사가 적극적인 로밍 요금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매장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음성 로밍 할인권(5500원)을 제공한다. 초당 1.98원 음성 로밍요금이 적용되는 전세계 45개국에서 약 46분 동안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또 로밍 이벤트를 공유한 고객에게는 3300원의 할인권을 제공키로 했다.

KT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늘어나는 해외여행 수요에 맞춰 다양한 로밍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앞서 선보인 '데이터 함께 ON'은 가입자 1명만 로밍 요금을 부담하면 본인 포함 KT 이용자에 한해 최대 3명까지 데이터를 나눠 쓰는 요금제다. 이용가능한 국가는 총 118개국으로, 15~30일간 로밍 데이터 2~6GB를 3만3000~6만6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또 지난 3월 일 단위 로밍요금제(1만1000원)의 데이터 제공량을 기존 300MB에서 400MB로 상향했다. 

SK텔레콤도 오는 12월 28일까지 가족로밍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로밍 요금제에 가입한 가족 구성원 1명이 3000원만 추가할 경우 온 가족이 로밍데이터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 6GB 로밍 상품(4만2000원)을 3명이서 나눠쓸 경우 1인당 요금 부담이 1만4000원으로 낮아지는 셈이다. 

LG유플러스도 8월까지 20대 청년요금제 고객을 대상으로 1만3200원의 일 단위 요금제의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한 로밍 프로모션도 검토 중이다.

알뜰폰 사업자의 로밍 요금제 경쟁도 치열하다. 카카오의 알뜰폰 자회사 스테이지파이브의 핀다이렉트는 최근 베트남 현지 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해 속도제한(Qos)없이 무제한 사용 가능한 로밍 요금제를 선보였다. 이통3사 로밍 요금제 대비 1일 기준 60%, 5일 기준 88% 저렴한 수준이다. 이외에도 자사 로밍 요금제보다 타사 요금제가 저렴할 경우 차액을 100% 보상해 주는 '로밍 최저가 보상제'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한국케이블텔레콤 알뜰폰 티플러스도 e심 데이터로밍 브랜드 '티플로'를 출시, 최저가 로밍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처럼 로밍 요금제 경쟁이 격화되는 것은 휴가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최저가' 로밍 요금제로 로밍 수요를 선점하고, 이를 곧 신규 고객 유치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가 로밍 요금 인하 기조를 이어가는 만큼 여행객들의 통신비 부담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일주일이나 열흘 간 해외에 갔다고 십몇만원을 내야하는 건 과해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 정부는 일본·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외국 정부에 로밍 요금 인하 관련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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