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30대 ‘영끌족’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태영 기자]
올 상반기 30대 ‘영끌족’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태영 기자]

[뉴시안= 이태영 기자]최근 아파트 매매값이 반등세로 돌아선 가운데, 올 상반기 30대 ‘영끌족’이 서울 아파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가 지난 2일 2023년 상반기 생애 처음 수도권의 부동산을 매입한 30대를 분석한 결과, 1~6월 평균 매입 비중은 서울 지역 아파트 39%, 인천 45%, 경기 45%, 수도권 43%로 서울이 가장 낮았다.

그러나 월별 매입 비중을 보면, 5월 약간 주춤한 뒤 6월 들어 인천과 경기를 추월하며 4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는 인식과 지금이 가장 싸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30대의 서울아파트 매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계대출 중 77%가 주택담보대출로 나타났는데, 특례보금자리론, 생애 최초 LTV 80% 등 대출 완화책과 가격 저점 인식이 맞물리면서 주택 구매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그래픽=부동산R114]
[그래픽=부동산R114]

30대의 매입이 늘어난 지역은 성동구, 마포구, 동작구, 강동구, 성북구, 강남구 등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성동구, 강남구, 용산구는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이 서울시 평균인 13억원보다 높고, 토지거래허가구역(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강남구 대치, 상섬, 청담동)으로 지정돼 있으며 규제지역(강남구)임에도 매입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자의 약 40% 이상이 30대로 가장 높다. 이를 감안해 서울에 내집 마련 시 예상 대출금액을 계산해봤다. 연소득 4000만원인 30대 (2021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 결과 30대 평균 연소득 4000만원)가 서울 비규제 지역에 8억9000만원의 아파트를 매입한다고 가정하자. 아낌e보금자리론을 활용할 때 약 4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 4.35%, 원리금균등분할상황방식을 적용하면 30년간 약 200만원을 이자로 지출하게 된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최대 5억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자산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이 이자인 셈이다.

[도표=부동산R114]
[도표=부동산R114]

부동산R114 김지연 연구원은 “자산과 소득이 충족되지 않으면 서울에 내 집 마련은 쉽지 않은데, 강남구와 용산구가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자산 여력이 충족됐거나 부모로부터 증여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가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는 인식과 계속되는 분양가 상승으로 지금 아니면 안된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생애 최초 LTV 80%,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담대 허용,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대출 규제 완화로 30대의 내 집 마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가격 부담이 커도 이를 상쇄할 만큼 입지가 좋거나 교통 및 개발 호재가 존재하는 지역 위주로 매입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김지연 연구원은 “다만 본인의 자산과 소득에 따라 매월 지출액이 다르고. 시중 5대 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7%대에 가까워지는 등 변동 금리의 경우 대출 상환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부채 관리에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