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20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대회 결승전에서 전반 29분에 터진 올가 카르모나의 결승골로 잉글랜드에 1-0 승리했다. [사진=AP/뉴시스]
스페인이 20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대회 결승전에서 전반 29분에 터진 올가 카르모나의 결승골로 잉글랜드에 1-0 승리했다. [사진=AP/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무적함대' 스페인이 20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잉글랜드에 1-0으로 이겨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날 7만5000여명의 관중이 현장에서 결승전을 지켜봤다.

결승전에서는 잉글랜드가 먼저 첫 골의 기회를 놓쳤다. 로런 헴프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져 나왔다. 스페인의 알바 레돈도의 슈팅도 아까웠다. 전반 29분, 스페인의 마리오나 칼덴테이가 내준 패스를 올가 카르모나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왼발로 낮게 깔아 찬 골이 들어갔다. 잉글랜드의 총공세가 이어졌지만 스페인의 첫 골이 결승골이 됐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 전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거둔 성적이 7전1승2무4패 6득점 8실점에 불과했다. 월드컵 역대 랭킹 19위로 21위인 한국보다 겨우 두 계단 높았다. 2015년 캐나다 대회에 첫 출전에서 한국에 2대1로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4년 뒤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16강에 오른 바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스페인은 조별리그 C조에서 초반 2연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3-0, 2차전에서 잠비아를 5-0으로 물리쳤다. 그러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일본에 0-4로 대패를 당했다. 16강전에서 스위스를 5-1로 제압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8강전에서 네덜란드를 연장 접전 끝에 2-1로 제압했다. 준결승전에서는 스웨덴을 2-1로 꺾고 결승전에 올랐다.

이로써 스페인은 5번째 '여자 월드컵 우승국'이자 독일에 이어 남녀 축구가 모두 월드컵을 제패한 두 번째 국가가 됐다. 앞서 스페인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여자 월드컵은 역사를 바꿔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독일·일본·노르웨이 등 쟁쟁한 강호들이 모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FIFA 랭킹 하위권의 나이지리아·자메이카·남아프리카공화국·모로코 등이 16강에 진출하면서 상향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평이다.

또 역대 최다관중기록인 135만명(2015년)을 돌파해 180만 명이 넘는 관중이 현장에서 직접 경기를 지켜봤고, 7617억 원의 수익을 올리면서 손익분기점도 넘겼다.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은 “참가국이 32개국으로 늘어 대회 질 자체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우려였다. 이제 여자월드컵축구도 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2015 캐나다 대회 이후 8년 만에 토너먼트 진출을 노렸다. 

지소연(수원FC위민)과 박은선(서울시청) 등의 베테랑들의 경험과 천가람(화천), 추효주(수원), 여자 월드컵 사상 가장 어린 17살의 케이시 페어 등 어린 선수들의 패기를 조합해서 균형 잡힌 신구세대의 조화로 높은 성적을 기대했다. 그러나 한국은 1무2패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대회를 마치며 조기 귀국했다. 귀국 후 조소현(토트넘 위민)은 “한국 여자축구는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라며 냉정하게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과 1대1로 비기면서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도 있다.

한편 최우수 선수 개인에게 주어지는 '골든 볼'의 영예는 스페인의 아이타나 본마티(3골 2도움)에 돌아갔다. 스페인의 2003년생 공격수 살마 파라유엘로가 영플레이어 상을 수상했다. 최우수 골키퍼에게 주는 골든글러브는 잉글랜드의 메리 얼프스, 골든부츠는 일본의 미야자와 히나타(5골)가 차지했다. 

전날 벌어진 3·4위전에서는 스웨덴이 홈팀 호주를 2대0으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