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 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시작한다. [사진=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 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시작한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파울루 벤투 감독 이후 새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맞이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페루와의 경기에서 0대1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승리 없이 2무2패를 기록하고 있다. 모두 골 결정력이 아쉬웠고, 수비 조직력도 문제가 됐다. 특히 지난 20일 엘살바도르와의 경기 내용이 가장 좋지 않았다. FIFA 랭킹 75위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홈에서 비긴 것이다. 한국의 FIFA 랭킹은 27위다. 클린스만 감독의 '3골 먹으면 4골을 넣는다'는 축구 철학이 무색할 정도로 '무색무취'한 결과다. 

엘살바도르전 이후 클린스만 회의론이 불거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6월 A매치 이후 자신의 집이 있는 미국으로 한 달 이상의 휴가를 떠난 바 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생일(7월30일)을 미국에서 보내야 겠다며 다시 미국 캘리포니아 행 비행기를 탔다.

그는 계약 당시 주로 한국에 거주하면서 K리거들을 관리하거나 새로운 선수를 발탁하고,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 코치를 비롯해 파울로 스트링가라 코치, 안드레아스 쾨프케 골키퍼 코치, 로이타드 피지컬 코치 등이 유럽에 상주하면서 유럽파 자원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모든 코치진이 해외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K리거들은 차두리 어드바이저와 마이클 킴 코치가 주로 관리를 하고 있다. 그는 독일 대표팀 감독 부임 시절에도 미국에서 보고서를 받는 형식으로 지도해 비난을 받기도 했었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과 유럽 등에 머무는 이유는 유럽파들을 점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코치들과의 원격 회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8일 가진 국내 기자들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체류 약속을 어기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 "A대표팀 감독은 국제적인 시야와 시각을 넓혀 현대 축구의 흐름을 공부해야 하는 자리"라며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출장길에 올라 많은 이들을 만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지켜본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부진한 플레이를 보인다는 이유로 국가대표에서 탈락시킬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오는 9월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매치의 결과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에 부상 선수들도 나오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인 오현규(종아리), 조규성(허벅지)이 부상을 당했고, 황의조는 소속팀에서 2경기째 벤치에 앉아있다.

앞서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이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자신의 모국 포르투갈에 2대1로 역전승을 거두는 등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대기록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빌드업' 축구 철학을 한국 축구에 잘 녹여낸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파주 축구 트레이닝 센터와 가까운 경기도 고양시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한국축구와 문화를 잘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시간이 많지 않다. 11월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시작된다. 클린스만 감독이 우승을 장담했던 2023 카타르아시안컵은 말레이시아·요르단·바레인과 E조에 속해 오는 2024년 1월 바레인과 첫 경기를 치른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들르지 않고 오는 9월께 곧바로 A매치가 예정된 웨일스로 이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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