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조현선 기자］한국인의,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출시됐다. 국내 대표 포털 네이버가 기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맞설 생성형 AI 서비스 기술을 전격 공개했다. 

네이버는 24일 오전 콘퍼런스 '단23'을 열고 자사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클로바X' 등을 공개하고, '한국인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이날 네이버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플랫폼'을 앞세웠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국내 사용자들의 데이터에 근거해 한국 문화에 가장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날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 총괄은 "데이터를 지능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의 시점에서, 우리의 생산성을 좌우할 수 있는 이 기술을 우리의 맥락과 문화, 환경에 최적화된 형태로 가꿔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하이퍼클로바X를 만들고 있다. 더 큰 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AI가 모두의 경쟁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에 따르면 클로바X는 네이버의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접목한 서비스를 통해 업무 보고서나 자기소개서와 같이 비즈니스 글쓰기, 면접 연습 및 고민 상담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생성형 AI '붐'을 일으킨 챗GPT보다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특화됐다는 평가다. 단,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의 파라미터(매개변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오픈AI의 GPT 3.5 파라미터는 1750억개로, 2년 전 네이버가 공개한 하이퍼클로바 파라미터는 2040억개다.

이날 최수연 대표이사(CEO)는 "하이퍼클로바X는 국내 시장 내 중소기업(SME), 창작자 등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국 법과 제도를 모두 이해한, 국내에 최적화된 생성형 AI"라고 강조했다. 글로벌을 타깃으로 한 타 서비스와 달리 국내 이용자들의 활동이 네이버 플랫폼을 거치는 만큼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고, 최신 정보 등을 갱신할 수 있어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B2B 모델부터 수익화 검증에 나서며, B2C 모델에 대해서는 한정된 사용자를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진행해 서비스를 검증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날 성 총괄이 "제주도에서 아이와 함께 갈 만한 곳 알려줘"와 "제주공항 근처에서 차를 빌리고 싶다"라고 묻자 클로바X가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여행지, 아이와 함께 타기 좋은 렌터카를 추천했다. 이후 차량 예약도 서드파티 연동으로 한 번에 진행할 수 있었다. 네이버는 향후 텍스트 뿐만 아니라 이미지, 영상, 소리 등을 이해하고 생성하는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예컨대 사용자가 자신의 반려견 사진을 클로바X에 첨부하고 "배경의 강아지랑 사람 지워줘"라고 명령하면 배경에 찍힌 다른 사람의 강아지를 지워주는 식이다.

아울러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한 검색 서비스 '큐:'를 오는 9월 베타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정식 적용 시점은 11월부터다. 단, 검색 결과 품질을 고려해 기존 네이버 통합검색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역할로 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커머스·로컬·페이 등 네이버 서비스 생태계와 연결해 사용자 검색 의도에 맞는 최적의 결과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날 네이버는 기존 스마트에디터 서비스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한 AI 글쓰기 도구 '클로바 포 라이팅(CLOVA for Writing)' 등도 소개했다. 클로바포라이팅은 네이버 블로그 작성자가 쓴 글을 요약하거나, 글에 어울리는 태그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기능이다. 또 기존의 작성자 말투와 자주 쓰는 표현 방식을 분석해 나만의 글 스타일이 반영된 포스팅 초안도 만들어 준다. 

한편 이날 네이버가 생성형 AI 서비스와 기술을 본격 공개하면서 AI 얼라이언스 구축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네이버는 쏘카, 배달의민족 등 스타트업과의 AI 얼라이언스 구축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