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집단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자산 중 자녀 세대가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는 곳이 22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사진=뉴시스]
대기업 집단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자산 중 자녀 세대가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는 곳이 22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대기업집단 총수 일가의 보유 주식자산 중 자녀세대의 자산 비중이 50% 넘는 곳이 10년 사이 10곳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실상 자녀에게 승계 작업을 마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3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대기업집단 81개 가운데 비교 가능한 56개 집단의 총수 일가 주식자산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자녀 세대의 주식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대기업집단이 22곳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대비 10곳 늘어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롯데 △한솔 △DL △한국타이어 등 4개 그룹은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였다. △태영(98.4%) △DN(92.0%) △두산(000150)(83.7%) △LG(003550)(82.4%) △호반건설(77.9%) △한진(002320)(77.8%) △효성(004800)(74.7%) △삼성(74.4%) △한화(000880)(74.4%) △동원(73.8%) △금호석유화학(011780)(72.8%) △신세계(004170)(67.5%) △장금상선(64.2%) △DB(61.0%) △엠디엠(60.2%) △세아(51.8%) △엘엑스(50.6%) △현대자동차(005380)(50.5%) 등은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저녀세대 주식자산 비중 50% 이상 집단 목록. [자료=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저녀세대 주식자산 비중 50% 이상 집단 목록. [자료=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10년 전과 비교하면 △DL △DN △LG △한진 △삼성 △한화 △신세계 △장금상선 △엠디엠 △LX △현대자동차 등 11곳이 자녀세대 주식자산이 50%를 넘었다. 반면 영풍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50.7%였으나 올해는 48%로 소폭 낮아졌다.

10년 사이 자녀세대 주식자산 상승 폭이 가장 큰 곳은 DL이다. 10년 전 대비 58.1%p 늘었다. 이어 △엠디엠(56.8%p↑) △LG(56.5%p) △삼성(52.2%p) △한진(51.6%p)이 뒤를 이었다.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자녀세대 승계는 주로 △상속·증여 △공익재단 설립 △자녀세대 기업가치 올리기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상속을 통한 승계의 대표 사례는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 증가율 3~5위를 차지한 △LG(56.5%p↑) △삼성(52.2%p) △한진(51.6%p)이다. 해당 기업은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LG(82.4%) △삼성(74.4%) △한진(77.8%)였다.

LG의 경우 2019년 구본무 회장 별세 후 세 자녀(구광모·연경·연수)에게 지분이 상속됐다. 삼성은 2020년 이건희 회장 별세 후 배우자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세 자녀(이재용·부진·서현)에게 상속이 이뤄졌다. 한진은 2019년 조양호 회장 별세 후 배우자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세 자녀(조원태·승연·현민)에게 지분이 나눠졌다.

공익재단을 통한 승계의 대표 사례는 DL이다. DL은 2015년과 2016년 이준용 명예회장이 대림 주식 42.65%와 2018년 대림씨엔에스 주식 2.31%를 재단에 기부하면서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8.1%p 올랐다. 

엠디엠은 자녀세대 보유기업의 가치를 높여 승계를 진행했다. 엠디엠은 지난 10년 사이 총수 일가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6.8%p 상승했다. 이는 문주현 회장의 두 자녀(문현정·초연)가 지분 95.24%를 보유한 엠디엠플러스의 기업규모가 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부모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100%인 곳은 △현대백화점 △네이버 △셀트리온 △코오롱 △이랜드 △교보생명보험 등 6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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