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산업이 기업의 신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화도 오는 10월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하는 등 본격적으로 로봇산업 시장에 가세, 보다 세분화된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고된다. 삼성전자 가지분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산업이 기업의 신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화도 오는 10월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하는 등 본격적으로 로봇산업 시장에 가세, 보다 세분화된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고된다. 삼성전자 가지분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뉴시안= 이태영 기자]로봇이 일상생활과 각종 산업현장에서 속속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로봇산업이 기업의 신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도 미래 먹거리로 여기며 로봇산업에 속속 뛰어 들고 있다. 우리나라 로봇산업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HD현대, 두산로보틱스,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이어 한화도 오는 10월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하는 등 본격적으로 로봇산업 시장에 가세, 보다 세분화된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고된다. 국내 기업들이 로봇산업 지형을 일궈가는 현 주소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 10월 ‘한화로보틱스’ 출범...로봇산업에 가세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오는 10월 FA사업부 내 협동로봇과 AGV 사업을 분리해 신설법인 ‘한화로보틱스㈜’ 출범을 앞두고 있다.

한화로보틱스가 10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사진=한화로보틱스]
한화로보틱스가 10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사진=한화로보틱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함께 투자하는 조인트벤처 형태다. 지분구조는 ㈜한화 68%, 한화호텔앤드리조트㈜ 32%로 구성된다. 해당 사업을 분리하는 것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각 사업 부문의 전문성을 높이고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이다.

로봇산업 시장은 노동력 부족, 인건비 상승 등 전세계적인 사회구조 변화에 맞물려 급격한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시장은 2023년 1300억원 수준에서 2027년 5500억원 규모로, 전세계적으로도 유럽, 북미, 중국을 중심으로 2023년 2조원에서 2027년 8조5000억원으로 고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연구조사 결과)의 경우 매년 40% 이상 성장해 2025년 약 6조8800억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 산업로봇(Industrial Robot)이 사람과 분리돼 컴퓨터 통제에 따라 일정한 작업을 하는 공업용 기계인 반면, 협동로봇은 로봇이 홀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호흡을 맞추며 일을 하는 로봇이다.

한화로보틱스는 이번 분사를 통해서 스마트 기술기반 ‘로보틱스 솔루션 글로벌 리더’로의 도약을 노린다.

협동로봇 사업은 산업용 중심에서 서비스용 Application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용접 및 머신텐딩(금속 가공 기계, 플라스틱 사출 기계 등 가공물을 투입해 완성품을 꺼내는 공정)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산업용 고객을 집중 공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푸드테크, 건물관리, 전기차 충전 등 서비스 시장으로의 확대를 계획 중이다.

AGV(Automated Guided Vehicles, 무인운반차) 부문은 고객사 니즈를 반영한 Customized 제품 기반 수주형에서 모듈화 및 표준화 기반 대리점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 HD현대로보틱스 글로벌 6위로 위상 탄탄

HD현대로보틱스는 대구공장을 중심으로 1984년부터 자타공인 국내 산업용로봇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 3월엔 중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장쑤성 남부 창저우시에 산업용로봇 본체와 제어기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 28일 자체 개발한 방역로봇, 'HYUNDAI D1'이 미국 '2023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Featured Finalist)을 수상할 정도로 글로벌 6위 기업으로서의 위상도 탄탄하다. [사진=HD현대로보틱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 28일 자체 개발한 방역로봇, 'HYUNDAI D1'이 미국 '2023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Featured Finalist)을 수상할 정도로 글로벌 6위 기업으로서의 위상도 탄탄하다. [사진=HD현대로보틱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180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현재 서빙로봇을 비롯해 방역로봇 등 다양한 업역을 확장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최근 글로벌 무대에서 디자인 우수성도 입증했다.

지난 28일 자체 개발한 방역로봇, 'HYUNDAI D1'이 미국 '2023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Featured Finalist)을 수상할 정도로 글로벌 6위 기업으로서의 위상도 탄탄하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인체에 무해한 플라즈마 방식 방역로봇을 개발해 세계시장을 겨냥해 ‘모바일 서비스로봇’ 전문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지난 독일 하노버 전시회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국내외 고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고, 유럽 최대 통신사인 보다폰과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등 높은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서경석 현대로보틱스 서비스로봇부문장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로봇시장에서 현대로보틱스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분야 국내 1위 ‘존재감’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설립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협동로봇 분야에서 국내 1위, 글로벌 5위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오는 10월 유가증권시장 입성도 앞두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임직원이 아이들에게 협동로봇의 개념과 기본적인 작동 과정 등을 교육하고 있다. [사진=두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 임직원이 아이들에게 협동로봇의 개념과 기본적인 작동 과정 등을 교육하고 있다. [사진=두산로보틱스]

2019년 17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지난해 4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두산로보틱스는 GPT 기반 협동로봇 솔루션 개발에도 앞서고 있다.

지난 24일 마이크로소프트,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오픈AI 서비스(Azure Open AI Service, GPT를 포함한 오픈AI의 최신 AI 시스템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한 ‘GPT 기반 로봇 컨트롤 시스템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GPT를 협동로봇에 적용해 사람의 개입없이 스스로 오류 수정을 반복하고,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할 계획이라는 것. 이 솔루션이 개발되면 협동로봇 사용자는 프로그래밍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작업의 효율성과 활용성을 제고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GPT기반 협동로봇 솔루션을 연내 시범적으로 식음료(F&B) 분야에 적용해 본 후, 제조 분야로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 LG전자 국내 로봇산업 첫 스타트 끊어

LG전자는 국내 로봇산업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

LG전자는 2003년 국내 최초로 로봇청소기를 출시한 이후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로봇산업의 기술 등 역량을 축적하며 로봇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서비스 로봇과 산업용 로봇 두 분야에서 다각도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매년 로봇 매출이 2배 가까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 브랜드 ‘클로이(CLOi)’의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 삼성전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매입 후 본격 입성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로봇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초 지분 약 10%를 매입했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기술 측면에서 세계 3위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59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로봇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 수립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네발 달린 로봇[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네발 달린 로봇[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계속 진화하는 지능형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서비스 로봇 시장 기술 동향’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2020년 301억달러(약 39조원)에서 2026년 1033억달러(약 135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 푸드 로봇 시장도 서빙로봇 등 지속적으로 성장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푸드테크 시장 및 정책동향’에 따르면 로보틱스는 식품 가치사슬의 모든 단계에 적용이 가능한 기술로 푸드테크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엔드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글로벌 푸드 로봇(주로 음식료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로봇) 시장 규모는 약 19억 달러 규모로 나타났다.

지난 3월 16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운영 중인 서빙 로봇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월 16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운영 중인 서빙 로봇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평균 13.0%로 성장해 2026년 약 4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향후 음식료품 및 외식업계의 자동화 수요 증가로 인해 푸드 로봇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Research Nester(2020)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조리 로봇의 세계 시장 규모는 8617만 달러이며, 2020~2028년 연평균 16.1%로 성장해 2028년 약 3억2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일반 음식점과 패스트푸드점들이 구인난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로봇 도입을 통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서빙로봇은 음식 서빙과 퇴식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상업용 로봇으로, 현재 상용성 및 성장성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서비스용 로봇 중 하나다.

최근에는 홀서빙이나 키오스크 주문 기능을 뛰어넘어 주방에서 직접 음식을 조리하는 ‘조리 로봇’ 도입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21년 국내 서빙로봇 도입 대수는 약 3500대, 시장 규모 약 900억 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는 3배 이상 증가해 도입 대수는 약 1만1000대, 시장 규모는 약 3000억 원에 달한다.

국내의 대표적인 서빙로봇으로는 LG전자의 CLOi 서브봇과, 우아한형제들의 딜리플레이트 등이 있다.

조리 로봇의 경우 국내의 다양한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통해 시스템이 개발․ 상용화되고 있으며, LG전자, 두산로보틱스 등의 대기업 계열사들도 조리용 로봇 시장에 발을 내딛고 있다.

# 정부도 지자체 로봇산업 활성화 지원사격

정부도 지자체의 로봇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제3회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 '첨단로봇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하는 등 로봇 신사업을 창출하기 위해 규제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산업부는 29일 내년도 예산안 11조2214억원 가운데 △로봇산업기술개발(R&D) 1174억4200만원(9.8%↑) △지능형로봇보급 및 확산 627억700만원(0.2%↑) 등을 포함시켰다.

중소벤처기업부도 내년도 예산으로 14조5135억원을 편성한 가운데, 시스템반도체, 로봇 등 10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초격차 스타트업'의 육성을 위해 1031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감도.(사진-대구시)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감도.(사진-대구시)

대구시의 경우 지난 23일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대구 달성군 유가읍 테크노폴리스 신도시에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조성된다. 글로벌 로봇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총 사업비 1997억 5000만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로봇 제품·서비스의 실증을 지원하는 인프라와 시스템을 조성하고, 사업화에 필요한 실증 데이터 및 평가보고서를 제공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인천에는 16년만에 인천로봇랜드 조성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8일 인천시는 인천로봇랜드 조성사업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인천도시공사가 사업시행사로 참여하는 합의약정을 인천도시공사, ㈜인천로봇랜드(특수목적법인)와 체결했다.

인천로봇랜드 조성사업은 청라국제도시에 76만9279㎡ 규모의 로봇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산업용지, 업무용지, 로봇체험시설, 상업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시도 23일 로봇산업을 위해 미래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육성을 위해 2026년까지 총2029억원을 투자해 수서로봇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3대 분야 15개 정책을 담은 서울시 로봇산업 육성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국내 여러 기업들의 K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이 큰 가운데 K로봇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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