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조현선 기자]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영국 반도체 IP 기업 ARM의 기업공개(IPO)에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IT 기업이 전략적 투자자로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빅테크 기업을 중장기 투자자로 확보하고 신규 상장 후 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각) 영국 반도체 IP 기업 ARM의 미국 기업공개(IPO)에 삼성전자, 애플, 인텔, 엔비디아 등 주요 글로벌 테크 기업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RM의 모회사인 소프트뱅크그룹(SBG)이 이에 대한 논의를 거의 마무리했으나, 다음주 기업설명회에서 세부 사항이 바뀔 수 있다. 각 기업당 2500만~1억 달러에 이르는 금액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ARM과 SBG 측은 IPO용 물량의 10%를 전략적 투자자 몫으로 배정한 바 있다.

공모가는 주당 47~51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시가총액은 500억~55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의 ARM 지분 인수 당시 추산했던 기업가치인 640억 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는 ARM의 주력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시장인 중국 현지의 불안정한 시장 현황 및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영국 동부 케임브리지에 거점을 둔 ARM은 1990년 창업 이후 반도체 설계도의 회로가 되는 회로설계 데이터(IP) 개발사다. PC의 중앙처리장치(CPU)와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분야의 강자로 꼽힌다. 애플과 아마존, 퀄컴, AMD 등 주요 빅테크 기업과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ARM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제품을 만든다. 전략적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주요 기업 역시 ARM의 반도체 설계를 필수 자원으로 판단하고, 비즈니스 관계 확대를 통해 업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참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BG는 지난 2016년 인수 이후 경영 악화가 지속되자 약 4년 후인 2020년께 엔비디아에 ARM를 매각하는 것으로 자금 회수를 꾀했지만 각국 규제당국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후 SBG는 미국 나스닥에 ARM을 직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수개월 동안 고객 및 파트너사와의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RM의 지난해 매출은 28억 달러로 SBG가 인수하던 2016년 당시보다 70%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같은 기간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52%가량 증가한 것과 큰 차이가 없고, 주요 업체들보다도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ARM의 앵커투자자로 참여 의사를 밝혔던 아마존은 투자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ARM의 나스닥 상장 시기는 오는 9월 중하순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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